양국 경제·외교장관 회담…美 일몰조항 제안도 비판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3자 협정 근간 유지돼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와 캐나다가 25일(현지시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은 3국 간 협정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간에 체결된 나프타 개정 협상이 결렬되면 양자 무역협정으로 대체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상을 거부한 것이다.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과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회담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이 제안한 일몰조항에 반대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텔레비사 방송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나프타 개정협상이 지지부진하자 "솔직히 나는 캐나다, 멕시코와 별도의 협정을 맺어 다른 이름을 따르는 나프타를 보고 싶다. 이들은 매우 다른 두 나라"라며 나프타를 폐기하고 양자협정으로 대체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치기도 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양자 협정 구상에 개별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혀왔지만 다시 한번 공동으로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미국은 또 나프타 개정 협상에 임하면서 5년마다 재개정 합의가 없으면 자동으로 폐기되는 일몰조항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는 나프타 개정 협상의 주요 의제 가운데 3국 간 견해차가 큰 항목 중 하나다.
그러나 두 장관은 체결된 지 24년 된 나프타 협정을 개정하기 위한 협상이 진전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과하르도 장관은 "현재 협상 쟁점 중 3분의 2가 실질적으로 합의됐다"면서 "모든 협상 주체가 합의에 도달하려면 융통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출범하는 멕시코 차기 정권도 나프타의 골간이 3자 협정이라는 점을 지지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나프타를 현대화할 필요가 있으나 근본 성질이 변해서는 안된다"며 이런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 내정자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에게 서한을 보내 신속한 나프타 개정을 독촉한 바 있다.
앞서 암로 당선인은 대선 직후인 이달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7쪽짜리 장문의 편지를 보내 발전과 협력은 물론 우정과 존중에 기반을 둔 양국 관계를 기대했다.
나프타 개정 협상은 오는 26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다. 협상은 몇 가지 쟁점이 해결되지 않아 교착 상태지만 멕시코는 나프타 재협상이 이르면 8월 말께 성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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