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에게도 입장 전달"…장기전 대비하되 북 지연술엔 쐐기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5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우리는 '인내하는 외교'(Patient diplomacy)를 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이 헛되이 질질 오래 끌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 모두발언 원고에서 "나는 이러한 입장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가졌던 생산적인 논의에서 강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시간제한은 없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연장 선상에서 특정한 시간표에 쫓기기보다는 장기전을 각오하고 인내 전략을 펴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북한의 시간 끌기 식 지연 술에 마냥 끌려가지는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방북시 카운터파트인 김 부위원장을 만나 미국의 이러한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는 설명인 셈이다.
'인내하는 외교'는 전임자인 렉스 틸러슨 장관 시절 국무부가 대북 외교정책을 설명하면서 쓴 표현이기도 하다.
브라이언 훅 선임정책기획관은 올해 1월 미국의 대북 '최대 압박 작전'의 취지와 관련, "북한 정권에 평화와 안정을 이루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의 길을 포기하고 다른 미래에 대한 의미 있는 대화에 나서라는 점을 설득시키는 일"이라면서 틸러슨 장관의 대북 압박 방식을 '인내하는 외교'라고 언급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대화에서 진전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모두발언 원고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등 의혹과 관련해 "나는 우리의 민주주의적 과정에 개입하는 데 따른 가혹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러시아 인사들에게 주지시켜왔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한 지난 16일 미·러정상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을 결론 내린 미 정보당국의 판단 대신 이를 부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감싸기에 나서 역풍이 제기된 것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완전하고 올바른 이해를 하고 있다고 방어에 나섰다.
그는 "내가 러시아 관련 이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리핑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바에 근거해서 말하건대 이 점은 더할 나위 없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문제에 대해 "나토는 미국의 국가적 안보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기둥으로 계속 남을 것"이라며 "미국은 러시아의 크림 반도 병합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우크라이나로 관할권이 귀속될 때까지 (대러시아) 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청문회는 북미정상회담과 미러정상회담을 놓고 의회 내에서 우려가 제기되는데 따라 마련됐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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