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유럽연합(EU) 최고사법기구인 유럽사법재판소(ECJ)가 회원국 간 범죄인 인도 판결 시 해당국 사법제도의 독립과 공정성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J는 25일 판결을 통해 현재 EU와 법치 분쟁을 벌이고 있는 폴란드를 겨냥, "독립적인 재판을 받을 기본권이 침해될 실제적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회원국에 대해 개인의 인도를 저지한 아일랜드 법원의 판결은 옳았다"고 옹호했다.
ECJ는 회원국 판사들에 폴란드 정부로부터 범죄인 인도요청을 받았을 경우 현재 EU가 폴란드와 '법치' 분쟁을 벌이고 있음을 고려해 결정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앞서 아일랜드 법원은 폴란드 정부의 범죄자 인도요청에 대해 폴란드 정부가 현재 사법권 독립에 간여하고 있으며, 따라서 공정한 재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인도요청을 거부한 바 있는데 EU 차원에서 ECJ가 이를 공식 지지하고 나선 것이다.
ECJ의 판결은 폴란드가 EU의 기본 가치인 사법권의 독립에 역행하는 권위주의로 흐르고 있다는 EU내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다.
EU와 폴란드는 현재 폴란드 집권 법과정의당이 강행하고 있는 사법개혁을 놓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사법개혁 명분으로 대법원 판사 3분의 1의 조기 퇴진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EU 집행위원회는 EU 사상 전례 없는 조치를 통해 폴란드 정부를 상대로 제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CJ는 아일랜드를 지지하는 판결을 통해 EU 회원국 법원들은 체포 영장 대상자들이 사법권의 독립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확보돼 있는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EU 체포 영장 시스템에 따르면 EU 회원국 정부는 통상 모든 회원국 정부가 공정하고 독립적인 재판을 제공한다는 가정하에서 조치를 취한다. 체포대상자 인도를 중단시키려면 법원이 기본권이 존중되지 않을 위험의 존재를 입증해야 한다.
문제의 인물은 아일랜드에 10년간 거주해온 아더 첼머로 폴란드 정부로부터 마약범죄 혐의로 3건의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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