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 온도 64도 넘으면 고속열차 '스톱'…초유의 상황 올까

입력 2018-07-26 15:00   수정 2018-07-26 16:52

레일 온도 64도 넘으면 고속열차 '스톱'…초유의 상황 올까

김현미 국토부 장관 철도안전 현장점검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더위 때문에 고속열차가 멈춰서는 초유의 상황이 생길 수 있을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행 철도 안전 메뉴얼 상 레일 온도가 64도를 넘기면 고속열차 운행이 중단된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한국철도공사는 더위로 철도 레일이 뒤틀려 주행 중인 열차가 사고를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레일 온도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면서 온도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메뉴얼을 가동하고 있다.
코레일의 '고속열차 운전 취급 세칙'에 따르면 레일 온도가 55도 미만이면 정상 운행을 하지만 55∼64도에서는 서행 운전을 해야 하고, 64도마저 넘으면 운행을 아예 중지해야 한다.
현재 코레일은 서울 구로구 철도교통관제센터에서 레일에 설치된 온도검지장치를 통해 수집되는 온도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온도검지장치는 고속철도는 경부선 26곳, 호남선 12곳 등 38곳, 일반선은 10곳에 장착돼 있다.
레일이 64도 이상 달궈진 경우 고속선 운행중지 조치 후 레일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고 주요 구간 선로상태를 점검하게 된다.
고속선이 운행중지됐을 때에는 고속열차 운행선로를 일반선으로 변경해 고속열차를 계속 운행한다.

예를 들어 경부고속철도가 운행중지된다면 고속열차가 경부일반선을 통해 저속 운행한다.
서울∼대전 구간을 고속열차가 일반선으로 변경 운행할 경우 약 41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살수 조치 등을 통해 레일 온도가 64도 미만으로 떨어지면 첫 열차는 시계운전(기관사 육안운전)하고 후속열차는 70㎞/h부터 단계적으로 증속 운행한다.
레일 온도가 60∼64도인 경우 감속 운행이 이뤄진다.
레일온도가 60도 이상이면 70㎞/h 이하로 감속 운전한다.
실제로 지난 23, 24일 천안아산역과 오송역 사이 구간에서 레일 온도가 60도를 넘겨 한시간 넘게 시속 70㎞ 이하로 서행 운행한 바 있다.
코레일은 천안아산∼오송 구간에 살수차량 2대와 물통 등을 배치해 대비하고 있다.
레일 온도가 63도 이상이면 인력을 투입해 살수작업이 시작된다. 63.5도 이상이면 살수차량을 상·하선에 동시 투입해 살수하고, 고속열차는 30㎞/h 이하로 주의운전하게 된다.

온도가 이보다 더 낮은 55∼60도인 경우 230㎞/h로 감속 운전하고 레일변형이 우려되는 지역에 감시원이 배치된다.
국토부는 최근 천안아산∼오송역 취약 구간 1.6㎞에 레일 온도를 낮추기 위해 차열성 페인트를 발랐다. 이 페인트는 레일 온도를 4∼5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철도교통관제센터를 방문해 철도안전 현장점검회의를 열었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각각 재해대책상황반과 폭염대책본부를 운영하면서 폭염에 따른 열차운행 통제와 레일온도 집중관리 등을 시행한다.
승객이 열차와 철도역사를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맞이방 실내온도를 26∼28도로 유지하고 59개 주요 역사와 열차 안에 생수, 물수건, 부채 등 비상용품을 비치한다.
김 장관은 "무더위 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현장 작업자의 건강관리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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