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에서 최근 엉터리 백신 접종의 부작용 사례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여론이 한층 악화되는 등 불량백신 사태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불량 백신 사태의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전국 제약업체들을 대상으로 백신 생산 전반에 대한 일제 점검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또 다른 백신업체가 무려 40만개에 이르는 DPT백신을 판매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한층 가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중화권 언론 등에 따르면 백신 스캔들 당사자인 창춘창성이 만든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가 중증 백일해 등 부작용을 보인 사례가 곳곳에서 보고되고, 후베이(湖北) 성에서는 문제의 백신을 접종한 한 살배기 아기가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해당업체가 광견병 백신 생산자료를 날조한 것으로 알려지자 중국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분노로 바뀌면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백신 접종을 앞둔 자녀를 둔 부모들과 일반 소비자들이 해당 제약사를 향해 분노과 불만을 쏟아냈고, 곧 이어 감독 당국 마저 비난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백신 안전성을 우려하는 부모들을 위한 온라인 백신 추적 서비스가 잇달아 선보이면서 중국사회의 만연한 불안감을 반영하기도 했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24일 최초로 모바일 앱을 통해 백신의 일련번호 검색 및 백신 효능, 유효기한 확인이 가능한 백신 조사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어 주요 검색포털 바이두(百度), 검색엔진 써우거우(搜狗)도 다음날부터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 데이터베이스 등을 활용한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창춘 창성 바이오테크놀로지는 "향후 3개월동안 제품 생산을 중단한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동북부 지린(吉林)성 창춘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작년 10월 어린이용 DPT 백신을 불량으로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난 데 이어 이번에 효능이 없는 엉터리 광견병 백신을 불법 생산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해당업체의 조업중단 조치는 창춘시 공안국이 가오준팡(高俊芳) 대표이사 등 회사 관계자 15명을 구속한 뒤 발표됐다.
그러나 또 다른 백신업체인 우한생물제품연구소가 충칭(重慶)시, 허베이(河北)성에 불량 DPT 백신 40만개를 판매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은 전국에 조사단을 급파, 백신업체들의 생산 전 과정 및 전체 공정에 대한 일제 점검에 들어갔다.
약품감독관리국은 성명에서 일제점검 사실을 공개하면서 최근 수년간 안전성 및 신뢰도에 의구심이 잇따라 제기된 중국 백신의 대중적 신뢰 개선을 위해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현재 중국엔 34가지 유형의 전염병 예방을 위한 60개 종류의 백신을 생산하는 백신 제약회사 40곳이 있다.
중국에서는 현재 제품이 저렴하다는 이유 등으로 접종 백신의 95% 이상이 중국산 백신이 이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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