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보호법 따라 비실명화 거쳐 공개…'수사 비협조' 비판에 공개 결정
국회·언론전략 문건 관심…1차공개보다 민감한 내용 많아 파장 클 듯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거래를 시도하고 법관을 사찰하는 등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정황을 담은 문건 410건 중 아직 공개되지 않은 228건을 공개하기로 했다.
대법원은 26일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 언급된 410개 문서파일 중 미공개 문서파일을 원칙적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공개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른 비실명화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개되는 문서파일은 언론보도를 위해 기자단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법원은 지나 6월 5일 특별조사단의 조사보고서에 언급된 410개 문건 중 98개(중복문건 84건 포함)를 공개한 바 있다.
주로 판사사찰과 재판거래 등 사법행정권 남용사태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건들이었다.
하지만 검찰수사가 시작되면서 하창우 전 대한변협회장 사찰문건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찰문건 등 사법행정과 관련 없는 내용의 문건들도 작성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문건 전부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기에 각급법원 대표판사들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지난 23일 임시회의를 열고 "대법원 특별조사단 조사보고서에 첨부된 410개 파일 리스트 중 미공개 파일 228개의 원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의결하자 대법원은 공개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법원이 검찰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문건공개를 전격 결정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법원이 두 차례에 걸쳐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하자 검찰은 이례적으로 법원의 영장기각 이유와 영장 재청구 사유를 거론하며 반발했다.
추가 문건제출을 두고서도 법원이 의혹과 관련성이 없거나 공무상 비밀이 담겨있는 문건의 제출을 거부하자, 검찰은 수사 대상자가 건넨 문건만으로 수사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자체 진상조사를 통해 의혹 규명에 앞장섰던 법원이 정작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공개 228개 문건에는 양승태 사법부가 상고법원제도 도입을 위해 대한변협과 민변 등 변호사단체는 물론 국회 및 언론에 대한 전략방안 등 문건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져 공개에 따른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상고법원 입법을 위한 대국회 전략', '상고법원 관련 야당 대응전략', '법사위원 접촉일정현황' 등 대(對) 국회 전략 문건과 특정언론에 대한 상고법원 홍보·대응 전략 문건 등에 관심이 집중된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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