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BMW코리아가 자사의 차량 화재 사고에 대해 제작상 결함을 인정하고 자발적 리콜에 나서기로 했다.
BMW 화재 사고는 2015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BMW의 볼륨 모델(가장 많이 팔린 차종)인 '520d'가 주로 문제가 됐다.
2015년부터 따져도 3년 만에 리콜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늑장 대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BMW 관계자는 "고객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신속히 대응하려 했지만 정확한 원인 규명에 물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리콜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화재 사고의 특성상 화재로 인해, 또는 그 이후의 진화 과정에서 화재 원인을 밝혀줄 증거물들이 유실되면서 원인 파악에 난항을 겪었다는 것이다.
BMW는 독일 본사 조사팀과 함께 면밀한 조사를 벌인 끝에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인 EGR 모듈의 이상으로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BMW는 다음 달 20일부터 전국 BMW 공식 서비스센터에서 자발적 리콜을 시행한다. EGR 모듈을 개선품으로 교체하고 EGR 파이프에 쌓인 침전물에 대해서는 파이프 청소 작업을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7일부터는 먼저 예방적 차원에서 긴급 안전진단 서비스를 시행한다. 리콜 이전에 혹시라도 화재 사고가 날 경우에 대비해 고객이 서비스센터로 찾아오거나 방문진단을 요청할 경우 전문 기술자가 차량을 살펴보는 것이다.
BMW는 EGR 부품 내부를 내시경 장비로 진단하고 침전물이 많을 경우 부품 교체와 청소 등의 후속조치를 할 계획이다.
긴급 안전진단은 일단 4곳의 서비스센터(코오롱 성산, 바바리안 송도, 도이치 성수, 동성 해운대)에서 시작해 31일부터는 전국 61개 서비스센터로 확대된다.
BMW 관계자는 "화재 우려와 관련한 리콜 조치는 한국에서 가장 처음 시행된 것"이라며 "앞으로 다른 국가로도 확대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리콜 규모는 BMW의 42개 디젤 차종 10만6천317대다. 국내에서 이뤄진 수입차 리콜 중 가장 큰 규모다. BMW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2위에 오르는 판매 실적을 보여왔던 영향이 크다.
<YNAPHOTO path='PYH2018072615530001300_P2.jpg' id='PYH20180726155300013' title=''주행중 화재' BMW 10만6천여대 리콜' caption='(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최근 엔진 부위에서 화재 사고가 잇따른 BMW 520d 등 총 42개 차종 10만6천여대에 대해 26일 자발적 리콜 조치가 시행됐다. <br>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BMW 코오롱모터스 성산서비스센터. hama@yna.co.kr' />
이번 리콜 조치로 BMW는 제품 신뢰도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주행성능은 물론 안전성 등에서도 프리미엄으로 여겨지던 브랜드였기 때문이다.
다만 BMW가 리콜 범위를 적극적으로 넓혀 화재 사고가 이슈화하기 한참 이전인 2011년 3월 생산된 모델부터 리콜하기로 한 점, 주로 이슈가 된 520d뿐 아니라 문제의 EGR 모듈이 장착된 차량 전체로 리콜 대상을 확대한 점 등은 기존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BMW는 화재 차량에 대한 보상안도 내놨다. BMW 공식 서비스센터를 통해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아온 차량이 화재가 났을 경우 시장 가치의 100%를 현금으로 보상한다는 것이다.
특히 EGR 모듈 이상으로 화재가 난 것으로 확인된 차량은 보상할 예정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 회장은 "자발적 리콜의 신속한 시행과 고객 불편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후속조치를 통해 고객이 안심하고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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