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화공 노조, 제화업체 항의방문…"전문기술자로 대우하라"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수제 구두를 만드는 제화공들이 열악한 처우를 집단으로 성토하면서 공동 투쟁에 나섰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조합원 약 100명은 이날 성동구 제화업체 두 곳을 항의방문하면서 '제화노동자 권리찾기 1차 행동' 집회 및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대부분 10∼20년 이상 제화공으로 일한 '수제 구두 전문기술자'들이다.
20년 이상 쌓은 기술을 자랑하는 '장인'급 기술자들이 싸게는 20만원, 비싸게는 40만∼50만원짜리 구두 한 켤레를 완성해도 켤레당 받는 공임비는 6천∼7천원 안팎에 그친다.
이 때문에 제화공들은 하루에 보통 14시간가량 일하면서 구두 스무 켤레를 완성해 14만∼15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대부분 40∼50대 남성으로 가장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므로, 20여년차 전문 기술자들도 월급 약 300만원을 맞추려고 오전 9시에 출근해 밤 11시에 퇴근하며 하루 14시간을 일하는 것이다.
이런 제화공들의 사정은 올해 4월 대형 구두업체 '탠디'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제화공 40여명이 탠디 본사 건물을 점거농성하면서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6일간 점거농성을 벌인 끝에 공임 단가 1천300원 인상에 합의하고 농성을 풀었다.
이날 성동구에서 코오롱과 탠디의 하청을 받는 제화업체들 앞에서 집회를 벌인 제화공들은 최저임금 수준에 그치는 공임비를 10∼20년차 전문 기술직 대우에 걸맞게 인상해달라고 촉구했다.
코오롱 하청 제화업체에 일하는 A씨는 "코오롱 본사는 공임비는 1천원만 인상해주겠다면서, 구두에 불량이 생기면 모든 책임을 제화공이 지는 식의 도급계약서를 쓰자고 한다"면서 "이런 협상안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공임비를 최소 1천500원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제화공들은 정부가 특수고용직에도 노동3권을 보장하도록 법·제도를 개선할 것, 작업현장 유해물질 현황 및 실태를 파악해 노동환경 개선대책을 수립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내달 말 성수 지역 제화사업장 노사 집단교섭을 앞두고 내달 14일께 2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날 집회에 관해 코오롱FnC 관계자는 "이달 24일 제화업체 및 제화공 측과 3자 교섭을 해 공임비를 2천원 인상하기로 원만히 합의했다"면서 "불량품에 관해 노조 측이 주장한 문제는 원청인 코오롱FnC에서는 제안한 사실이 없으며 제안할 수도 없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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