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경찰, '보좌관 게이트' 엘리제궁 전격 압수수색…이례적

입력 2018-07-26 18:26   수정 2018-07-26 21:48

프랑스 경찰, '보좌관 게이트' 엘리제궁 전격 압수수색…이례적

전 대통령 수행비서 사무실 수색…업무용 PC 등 압수
베날라, 인터뷰서 "큰 실수 저질렀지만, 야당들이 정치적으로 악용"
마크롱은 언론에 불쾌감…"흥분하지 말라, 이제 민생을 말할 때"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수행비서의 시민 폭행과 직권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프랑스 경찰이 대통령 집무실인 엘리제 궁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프랑스 TV 등에 따르면 경찰은 25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전 수행비서 알렉상드르 베날라(26)가 쓰던 사무실을 2시간가량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사무실에서 경찰관에게만 허용된 신분증이나 완장, 기타 무기류가 없는지 수색하고, 파리 시내 주요 CCTV 영상기록을 베날라가 입수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의 컴퓨터와 수첩 등을 압수했다. 수색에는 수사판사의 명령에 따라 베날라도 동행했다.
프랑스 수사기관이 대통령 집무실 겸 관저인 엘리제 궁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른바 '베날라 게이트'는 현재 프랑스 정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다.
이 스캔들은 마크롱의 보좌관이자 수행비서였던 베날라가 지난 5월 1일 파리 시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의 진압장비를 착용하고서 시위에 참가한 젊은 남녀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다.
베날라는 마크롱의 대선후보 시절 사설 경호원 출신으로, 집권과 동시에 엘리제 궁에 들어가 보좌관 겸 대통령 수행비서를 지내다 르몽드의 보도로 사건이 알려지면서 최근 해임됐다.
야당들은 베날라 게이트를 '문고리 권력'이 대통령 측근임을 내세워 법을 무시하고 권한을 마구 휘두른 사건으로 규정하고 대통령이 직접 의회에 나와 해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건의 당사자인 베날라는 이날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서 "노동절 시위를 참관하러 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당시 시위대가 경찰관을 마구 공격하는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이 개입했다고 해명하고, 야당들이 마크롱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날라는 현재 경찰관 사칭과 폭행 등의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베날라 게이트'를 연일 보도하는 프랑스 언론을 상대로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마크롱은 25일 오트 피레네 지방을 방문한 자리에서 BFM 방송 등 동행한 기자들에게 "베날라의 급여·특혜 등을 얘기하며 수많은 허튼소리를 (언론이) 했는데 모두 사실이 아니다. 제발 이 문제에 대해 흥분하지 마라. 언론의 실수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마크롱은 전날 비공개 석상에서도 "베날라는 월 1만 유로(1천300만원 상당)의 급여를 받지도 않았고, 내 연인도 아니다"라며 언론이 추측성 보도를 쏟아냈다고 비난했다.
마크롱은 이날 지방까지 자신을 따라온 기자들에게 작심한 듯 "국민은 무더위와 피로를 참지 못하는데 이제 차분해지자"면서 "민생을 얘기하자. 우리는 행복하고 모든 게 잘 돌아간다"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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