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생산가 오르면 '급등'…내리면 '찔끔'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축산물 유통비가 2분기 연속으로 소비자 가격의 48%를 돌파할 정도로 비중이 급증하고 있다.
생산가 인하에 따라 유통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결과로 풀이되지만, 가격 하락 부담은 생산자에게 떠넘긴 뒤 유통업체들만 이득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소·돼지·닭·계란 등 주요 축산물의 유통비용률은 48.6%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 포인트 높아졌다. 유통비용률이란 소비자가격에서 농가수취가격을 제외한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축산물 유통비용률은 지난해 4분기 48.1%를 기록한 뒤 2분기 연속으로 48%를 넘었다.
이는 지난해 1~3분기 내내 43%대를 유지하던 것에서 무려 5% 포인트 가량 급등한 것이다.
연도별 축산물 유통비용률이 2014년 44.7%, 2015년 45.4%, 2016년 46.5%, 2017년 45.8% 등으로 44~46% 선을 유지하던 데 비해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한, 2013년 유통비용 급증에 따라 농축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이 시행됐을 당시 수준(49.8%)에 육박한 것이기도 하다.
품목별 유통비용률은 쇠고기 49.5%(2.4%p↑), 돼지고기 45.6%(5.6%p↑), 닭고기 55.9%(0.9%p↓), 계란 52.8%(20.5%p↑) 등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부터 돼지고기와 계란 등 가격이 급락하면서 유통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돼지고기와 계란의 생산자 가격이 계속 떨어졌지만 유통비용은 갑자기 늘거나 줄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유통업계가 자기 몫을 챙기면서 부담만 전가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생산자 가격이 오른 경우 소비자 가격은 더 많이 올랐고, 생산자 가격이 내린 품목은 소비자 가격 하락폭이 더 적었다.
1분기 쇠고기 생산자 가격은 전년보다 7.4% 올랐으나 소비자 가격은 12.3%로 더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와 계란의 생산자 가격은 각각 12%, 57% 내렸지만 소비자 가격은 각각 3%, 38.3% 내리는 데 그쳤다. 닭고기만 생산자 가격 하락폭(2.1%)보다 소비자 가격 하락폭(4%)이 더 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종 고정비용이 많은 유통업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생산가와 소비자가가 지금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농가와 소비자, 유통업계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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