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대강당 1천600석 꽉 채워…유시민·이정미 등 '인간 노회찬' 회고
나흘째까지 2만9천명 조문…내일 국회서 영결식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양복 한 벌을 10년 넘게 입으면서 동지들에게 무한히 넓은 사랑으로 모든 것을 내어준 당신이 없는 세상은 너무나 황량합니다. 영원히 잊지 못할 사랑하는 노회찬이여, 이제 영면하소서."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 별세 나흘째인 26일 추도식이 열린 연세대 대강당은 고인은 넋을 기리는 추도객들로 식 시작 전부터 자리가 꽉 찼다.
1·2층의 1천600석이 모자라 식장에 들어가지 못한 1천여명은 밖에 마련된 대형 화면을 통해 추도식을 지켜봤다.
노 의원이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을 하는 장면을 담은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동영상과 '님을 위한 행진곡' 노래로 시작된 추도식은 내내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노 의원의 지인들은 '진보정당 대표의원', '자유인·문화인·평화인'이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 앞에 서서 사회적 약자와 차별받는 사람들과 함께 눈물 흘리고, 고통을 나눴던 정치인으로 노회찬을 회고했다.
특히 노 의원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던 유시민 작가는 그를 형이라고 부르며 "완벽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사람이어서 형을 좋아했다. 다음 생에서 또 만나요"라며 울먹였다.
유 작가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 영화배우 박중훈, 김승하 전국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의 추모사가 끝난 후에는 '내가 만난 노회찬'이라는 주제로 중학교·고등학교 동창, 지역구인 창원시 주민이 인간 노회찬을 말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들은 소박했지만 약자 편에 서겠다는 신념이 확고했던 노 의원의 모습을 회고하며 고인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눴다.
엄숙했던 분위기는 국립오페라합창단과 이소선합창단의 추모곡이 흐르면서 비통함으로 변했다. 웅장한 노랫소리에도 흐느끼는 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노 의원의 마지막 길은 평생 동지였던 정의당 심상정 의원의 인사와 민중가요 '그날이 오면'이 함께했다.
한편, 발인을 하루 앞둔 이날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 방송인 김어준 등이 빈소를 찾았다.
노 의원에 대한 추모글을 담은 노란색 포스트잇은 현수막을 넘어 빈소 앞 벽을 빼곡 채웠다. 정의당 측은 조문객들이 추모글을 쓸 수 있는 테이블을 빈소 앞에 설치하기도 했다.
오후 4시께 현악사중주단이 노 의원의 영정 앞을 찾아 추모곡인 벤저민 브리튼의 '심플심포니' 3악장을 연주하기도 했다.
엠앤피(M&P)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인 강현주 씨는 "노회찬 의원님을 너무 좋아해 정의당 측에 연락해 연주를 자청했다"면서 "혼자라도 가서 연주해야지 했는데 노 의원님이 첼로를 좋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첼리스트한테 연락했고, 대전에서 와주셨다"고 설명했다.
정의당은 이날 오후 6시까지 2만8천832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영결식은 27일 국회에서 엄수된다.
故 노회찬 추도식…"영원히 잊지 못할 노회찬이여, 이제 영면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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