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벌이는 미·중, WTO 회의에서 또 설전

입력 2018-07-27 01:24  

무역전쟁 벌이는 미·중, WTO 회의에서 또 설전
미 "중국, 최대 보호무역국" 비판에 中 "굴복하지 않을 것"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 26일(현지시간) 세계무역기구(WTO)에서도 날이 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데니스 시어 미국 제네바대표부 통상담당 대사는 이날 WTO 회의에서 "중국은 충실한 자유무역의 수호자라고 자신을 포장하지만, 실상은 가장 보호무역이 심한 나라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시어 대사는 또 "국가 주도로 무역과 투자에 대해 중상주의적 시각에서 접근하는 중국의 해악은 매일 커지고 있으며 이제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장샹천(張向晨) WTO 주재 중국 대사는 이에 대해 미국이 중국을 악마처럼 묘사하면서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중국의 경제 모델을 비판하고 있지만, 중국은 결코 미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장 대사는 시어 대사가 회의 분위기를 화약 냄새 가득한 전장처럼 만들었다고 비판하면서 미국을 겨냥해 "우리는 어느 나라의 무역 정책이 가장 파괴적인지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미국은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고 원유 수입, 철강 생산, 육류 소비 등에서 세계 1위라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을 개발도상국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달 11일 WTO의 중국 무역 정책 검토회의에서도 중국이 WTO 회원국 자격을 이용해 다른 나라들로부터 이득을 취하고 있다며 중국의 잘못을 바로잡지 않으면 WTO가 무너질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회원국 무역 정책을 점검하고 개선 사항을 요구하는 WTO 무역 정책 검토회의는 비공개로 이뤄지지만, 미국 대표부는 당시 시어 대사의 발언 내용을 언론에 미리 배포하기도 했다.
mino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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