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벨트 아이오와·러스트벨트 일리노이 돌며 '무역전쟁' 악화민심 달래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전방위적 '무역전쟁'으로 인해 타격을 받는 농민과 철강 노동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투어에 나섰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전날 백악관에서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양자회담을 해 EU가 미국산 콩(대두)과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고 관세인하에 힘쓴다는 내용의 합의를 끌어낸 직후의 행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역분쟁으로 민심이 흉흉해진 콘 벨트(옥수수지대) 아이오와 주 소도시 피오스타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일리노이의 철강 도시 그래닛시티를 잇따라 돌며 농민과 철강 노동자들에게 EU와의 합의를 자랑하고 11월 중간선거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피오스타에서 농민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우리가 여러분 농민들을 위해 막 유럽 (시장)의 문을 열었다"며 "이러한 합의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U의 대미 무역장벽 완화를 내용으로 하는 전날 융커 위원장과의 합의를 자랑한 것이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EU와의 무역분쟁의 휴전을 중개한 뒤 미 농민을 위한 승리를 선언했다"며 "오는 11월 어려운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농업주인 아이오와 주로 가 EU와의 무역전쟁이 휴전됐다는 사실을 홍보했다"고 전했다. 역대 선거의 경합주로 꼽히는 아이오와 주의 콩 생산농가들은 이미 중국과의 보복관세 무역전쟁 탓에 타격을 받은 계층들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닛시티에서 철강 노동자들을 향해 "미국은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 우리는 백기를 흔들지 않는다"라며 "우리 철강 도시들이 유령도시들이 됐다. 역대 행정부가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을 맺었지만 나는 더 좋은 조건으로 협상해왔다"고 주장했다.
러스트벨트의 노동자들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관세를 부과한데 대해 EU가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와 청바지 등 28억 유로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맞서고, 또다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20%의 관세부과를 검토하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거나 자동차 관세를 위협하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결코 지금 우리가 있는 지점에 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관세부과 등 강경한 무역정책이 EU 등의 양보를 끌어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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