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장외파생상품 '거래정보저장소' 설립 규정 마련

입력 2018-07-30 06:01  

금융위, 장외파생상품 '거래정보저장소' 설립 규정 마련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G20 정상회의서 도입 의무화 합의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장외파생상품의 모든 상세 거래정보를 수집·관리하는 '거래정보저장소'(TR) 설치 근거가 마련됐다.
TR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 투자은행(IB) 리먼브러더스의 장외파생상품 리스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촉발됐다는 지적에 따라 그 이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이 도입을 의무화하도록 합의한 사항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TR 도입을 제도화하기 위한 '금융투자업 규정 일부 개정규정안'을 변경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인력과 전산·물적 설비 등을 갖춘 기관을 TR로 지정할 수 있다. TR는 이해상충 방지, 정보보호 및 천재지변, 전산장애 등에 대비한 비상계획 수립 등 내부통제 기준도 갖춰야 한다.
금융위는 거짓·부정한 방법으로 TR에 지정됐거나 업무수행이 부적절할 경우 지정을 취소할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자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 당사자들은 고유식별번호 등 거래당사자 정보와 계약조건, 가치평가, 담보 등의 정보를 TR에 보고해야 한다.
또 TR는 금융위, 금감원, 한국은행 등에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거래정보와 관련된 통계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주기적으로 공시하도록 했다.
TR는 장외파생상품 시장의 투명성 제고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해 도입하는 것으로 2014년 개설된 중앙청산소(CCP)와 함께 장외파생상품 시장의 핵심 인프라 중 하나다.



금융회사 등 거래 당사자들이 장외파생상품 거래 관련 정보를 TR에 보고하면 TR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부당거래 등 불공정거래행위 감시도 할 수 있다.
TR는 장외파생상품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2009년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때 합의된 사항이다.
장외파생상품 거래는 보통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당사자들 간에 이뤄져 그 규모와 가격, 계약조건 등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 당시에도 회사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규모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금융시장 리스크가 커졌고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요인이 됐다.
G20 합의 후 세계 각국은 장외파생상품 거래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TR 도입에 나섰다.
일본은 2010년 5월 금융상품거래법에 TR 관련 지정 규정을 뒀고 미국은 2010년 7월, 유럽은 2012년 7월 각각 관련 법에 등록 방식의 규제 체계를 마련했다.
금융위는 2014년 TR 도입 계획을 발표했고 그 이듬해 한국거래소를 TR로 선정해 놓은 상태다. 그러다가 수년 만에 TR 도입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 규정을 마련했다.
앞으로 오는 9월 4일까지 예고 기간을 거쳐 규정 개정안이 통과되면 한국거래소는 자체 TR 업무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관련 시스템 개발도 진행 중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2020년 상반기 정식 도입을 목표로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금융회사들도 정보를 보고할 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므로 시간은 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k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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