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20만뷰 돌파…SM 출신 정창환 프로듀서가 기획
8월 3일 데뷔곡 '알레그로 칸타빌레' 공개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제2의 소녀시대, 트와이스가 되겠다며 출사표를 낸 신인 그룹이 있다. 아직 데뷔 무대를 공개하지도 않았는데도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반응이 심상찮다. 멤버별 프로필과 댄스 등 13개 동영상을 올렸는데, 29일 총 조회수는 22만 건이 넘는다. 8인조 걸그룹 '네이처'(Nature)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네이처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이 자연에서 활력을 얻듯이, 네이처만의 밝은 에너지로 여러분에게 기분 좋은 하루를 선사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멤버들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리더 루(본명 임하영·21)는 고2 때 연습생이 된 뒤 학교를 자퇴했다. 경기도 용인 집에서 서울 기획사까지 오가랴, 새벽 아르바이트를 하랴, 길에서만 서너 시간을 버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4년간 눈물겨운 생활 끝에 걸그룹 제안을 받았다.
"스스로 노래·춤에 만족 못 하는데 늘 연습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겠다고 했죠. 부모님은 '혹시나 가수를 그만두게 됐을 때 검정고시 고졸은 빨간줄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하셨어요. 그래도 제가 검정고시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맞자 허락해주셨어요."(루)
빼어난 외모의 중국인 멤버 오로라(본명 楊瀾·21)는 중국 산시(陝西)성 시안(西安) 출신이다. 엘리트 미술교육기관인 시안미술학원(西安美術學院)을 다녔다. 교사가 되고자 교육학을 전공했지만, 가수 꿈을 버리지 못해 자퇴했다. 2년간 춤을 배웠고, 지난해 11월 한국으로 들어와 데뷔를 준비했다.
"당시엔 고민이 많았어요. 어머니께 의논을 드렸더니 '대학을 졸업해도 어차피 일을 찾아야 하니, 지금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낫다'면서 응원해주셨어요."(오로라)
또 다른 중국인 멤버 가가(본명 李佳佳·19)는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태어나 선전(深천<土+川>)에서 자랐다. 푸톈외국어고등중학(福田外國語高等中學)을 졸업해 영어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짧게 연습생 생활도 거쳤다.
"JYP에 들어갔다가 4개월 만에 나오게 됐어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문제가 불거지면서 중국인이 한국에서 데뷔하긴 힘들 것 같아서요. 이후 영국 유학을 준비하다가 아이돌이 정말 하고 싶어서 도전했습니다."(가가)
일본인 멤버 하루(본명 아베 하루노·18)는 미야기(宮城)현 출신 전도유망한 스포츠댄스 국가대표 선수였다. 8살에 스포츠댄스를 시작해 일본 초중고 선수권 볼룸댄스 대회에서 세 차례나 우승했다. 스포츠인답게 탄탄한 신체와 건강한 웃음이 매력적이다.
"저희 어머니도 K팝을 원래 좋아하셨어요. 한국에서 아이돌이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멀어져서 슬프지만 응원하겠다'고 말씀해주셔서 큰 힘이 됐어요."
살아온 환경이 다른 이 친구들을 보듬는 건 한국인 멤버들이다. 루, 새봄(본명 김새록·21), 채빈(본명 최유빈·19), 유채(본명 우혜준·16), 선샤인(본명 김민정·16)이 외국인 멤버들의 타향 생활을 돕는다. 특히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루는 하루의 통역을 자처한다.
이렇게 뭉친 멤버들은 SM C&C 대표이사 출신인 정창환 대표가 설립한 신생 기획사 n.CH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11월에서 올해 5월까지, 팀에 합류한 시기는 저마다 다르다. 당초 9인조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전 멤버 열매가 팀을 떠나면서 8인조 체제가 확정됐다.
오는 8월 3일 공개할 싱글은 '알레그로 칸타빌레'(Allegro Cantabile). 일본 인기 작곡가 스에미쓰 아쓰시(末光篤) 원곡을 리메이크했다. 원곡은 인기 애니메이션 '노다메 칸타빌레' 오프닝곡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졌다.
멤버들은 "보컬부터 댄스까지 모두 실력이 출중하다"며 "데뷔곡을 발표한 뒤에 '믿고 듣는 네이처'라는 별명을 얻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소녀들은 코앞에 다가온 데뷔가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10년 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10년 뒤엔 네이처가 국제적인 그룹이면 좋겠어요. 한국, 중국,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싶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을 때 '네이처처럼 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cla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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