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물 든 유리병 투척 등 격렬히 저항…6m 철조망 뚫고 월경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아프리카 난민 600여 명이 경찰의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격렬히 저항한 끝에 스페인령 세우타에 진입했다.
엘파이스 등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아프리카 난민 800여 명이 지난 26일(현지시간) 모로코 북서부 해안 끝에 있는 스페인령 세우타로 진입을 시도해 이 중 602명이 국경을 넘었다.
이들은 오전 7시도 채 되지 않은 이른 아침에 대거 국경으로 몰려와 월경하기 시작했다.
스페인 경찰이 담을 넘거나 철조망을 절단하는 행위를 막으려고 달려오자 난민들은 배설물이 든 유리병과 돌을 던지고 에어로졸 스프레이에 불을 붙이는 등 격렬히 저항했다.
이로 인해 스페인 경찰 15명이 다쳤고 난민 30여명도 상처를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세우타는 모로코 북동부 해안에 있는 스페인 영토로,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두고 스페인과 마주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세우타에 밀입국하려는 난민들로 인해 오래전부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페인이 1580년 점령해 현재도 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세우타와 멜리야는 가난과 박해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가려는 아프리카 난민이 밀입국을 시도하는 주요 경로다.
난민들은 모로코와 세우타를 가르는 6m가량의 높은 철조망을 절단기로 자르거나 기어올라서, 또는 바다로 헤엄을 치거나 차량에 숨는 방식으로 꾸준히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철책을 넘으려는 난민들과 이를 막으려는 국경수비대 간에 충돌이 유혈사태로 비화한 적도 있다.
스페인 정부는 밀입국한 난민들을 체포해 일단 임시수용소에 보낸 뒤 이들의 난민 신청을 검토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난민 신청이 반려된 이들은 모로코나 본국으로 강제 송환된다.
스페인은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아프리카 난민 1만8천여 명이 입국해 난민 입국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 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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