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유착설' 이재명 거취 시각차…김진표 "결단해야" 이해찬 "전대 관계없어"
최고위원 경쟁도 치열…박광온, 권리당원 전원투표제 '당원주권 당헌안' 발표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고상민 차지연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3명의 당권 경쟁이 점화됐다.
송영길(56)·김진표(71)·이해찬(66) 의원(기호순) 등 후보들은 휴일인 29일 일제히 기자간담회를 열어 '3인3색'의 당대표 적임자론을 설파했다.
4선의 송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한 오찬간담회에서 '젊은피 수혈론'을 부각했다.
송 의원은 "언제부턴가 당내 30대 국회의원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며 "(당대표가 되면) 20~30대 에너지를 키워내 '청년 민주당'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DJ)은 끊임없는 혁신과 재야인사 영입, 젊은피 수혈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며 "나와 우상호(국회의원), 임종석(청와대 비서실장)은 20년 전 DJ의 영입으로 30대 때 국회의원이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4선의 김 의원은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제 소방수"가 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방선거 후 우리당 지지율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데에는 경제 어려움이 근본 원인"이라며 "국민에게 새로운 경제 활력의 싹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정부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 의원은 '경제 당대표'로서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을 확실히 지원해 성과를 내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7선의 이해찬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20년 집권계획 만들기를 거론하면서 강하고 유능한 리더십을 가진 자신이 '당대표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국민의정부, 참여정부 10년으론 정책이 뿌리를 못 내리고 불과 2, 3년 만에 뽑히는 것을 경험했다"며 "개혁정책이 뿌리내리려면 20년 정도는 집권하는 계획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정부 교육장관을, 참여정부 총리를 각각 지낸 바 있다.
본선진출자를 이처럼 3명으로 추려낸 지난 26일 예비경선 후 처음 기자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후보들은 경쟁자에 대한 견제구도 잊지 않았다.
송 의원은 "당청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는데 이 의원이 청와대와 소통이 잘 될 거라고 보는 분들은 적지 않느냐"면서 "(김 의원의 경우) 기재부(기획재정부)식 마인드와 발상으로는 당을 이끌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이 느끼는 민생경제 어려움은 폭염처럼 갈망이 뜨거워 한잔 사이다를 마신다고 해결할 게 아니라 시원한 소나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자칭 '7선 사이다'라고 하는 것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읽혔다.
한 언론이 '조폭 유착 의혹'을 제기한 이재명 경기지사 문제를 놓고선 후보 간 견해차도 드러났다.
김 의원은 '이 지사 문제가 이번 전당대회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라는 물음에 "(이 지사 문제가) 당에 큰 부담이 되고 문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된다"며 이 지사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문제가 있다면 사실상 탈당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 의원은 같은 내용의 질의에 "그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며 "전당대회하고는 별 관계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자신의 색깔을 확실히 알린 세 후보는 다음 달 3일 제주를 시작으로 18일까지 열리는 전국 시도당 개편대회를 계기로 치열한 득표경쟁에 나선다.
대의원(45%), 권리당원(40%), 일반국민(10%), 일반당원(5%)이 한 표를 행사하는 당대표 경선 본선은 중앙위원이 유권자였던 예비경선과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표심 공략을 위한 후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송 의원은 이날 간담회 전에 국립서울현충원에 들러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 묘역을 참배하며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고, 오후엔 서울 은평을·용산구 지역대의원대회를 돌며 빠른 하루를 보냈다.
김 의원도 경기 구리시·서울 용산구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바닥 표심을 훑었다.
이 의원은 전날 첫 일정으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고, 별세한 고(故)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 씨의 빈소에 들러 조문했다.
이 의원은 박 씨의 빈소에서 우연히 만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농담조로 "웬수야"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대 과정에서 거취 논란에 휘말린 김 장관이 결국 불출마 입장을 밝힌 것이 이 의원의 출마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일각에선 제기되고 있다.
설훈(4선)·유승희(3선)·박광온·남인순(이상 재선), 박정·김해영·박주민(이상 초선) 의원, 황명선 충남 논산시장 등 8명이 벌이는 다섯 자리를 놓고 벌이는 최고위원 선거 경쟁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박광온 의원은 이날 권리당원 증가에 권리당원 1표의 가치는 오히려 약해졌다면서 권리당원 전원투표제 도입 등을 담은 '당원주권 당헌안'을 발표하며 강도 높은 당 혁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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