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동격리 후유증…이민자 아동들, 수용시설서 탈출·성추행

입력 2018-07-29 09:17  

美 아동격리 후유증…이민자 아동들, 수용시설서 탈출·성추행
플로리다선 외부로 달아났다가 붙잡혀…애리조나에선 성추행 신고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 미국 정부의 불법 이민자 부모·자녀 격리정책이 지속하면서 부모와 떨어져 구금된 아이들이 탈출하거나 보호시설 안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하는 등 사건·사고가 일어나고 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28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와 의회 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전날 플로리다에서는 억류돼 있던 한 이민자 소녀가 수용시설을 빠져나와 자동차 정비소에 숨어드는 일이 발생했다.
올해 15세인 온두라스 출신의 이 소녀는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플로리다 주 홈스테드 지역의 임시보호소에서 약 3주간 지내 왔으며 눈 진료를 받기 위해 이동하는 도중에 달아났다.
홈스테드 경찰 페르난도 모랄레스 대변인은 "보호소 직원들이 눈 검사를 받게 하려고 아이를 이송했고, 문을 열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을 때 아이가 그들로부터 달아났다"고 설명했다.
달아난 소녀는 인근의 한 자동차 정비소로 들어가 도구들로 꽉 찬 큰 선반 뒤편 구석에 숨어 있으며 울면서 떠나기를 거부했고, 센터 직원들이 물과 약간의 음식을 제공했다. 소녀는 자신이 혼자이며 가족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 소녀의 신병을 확보해 다시 보호소로 보냈다.
이 과정에서 소녀는 겁에 질려 울부짖고 수갑이 채워지는 등 소동이 있었지만, 경찰은 소녀를 범죄자 취급하지는 않았으며 스페인어로 말을 걸면서 부드럽게 대우했다고 WP는 전했다.
한편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한 이민자 구금시설에서는 6살 된 여자아이가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시사주간지 '더 네이션'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아는 캐사 글렌데일에 있는 피닉스 지구 구금시설에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아동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의 신원은 D.L이라고만 알려졌다.
더 네이션이 애리조나 주 불법 이민자 자녀 보호시설인 사우스웨스트 키의 교육기관 '사우스웨스트 키 프로그램'(6∼12학년 남녀공학 공립 대안학교)으로부터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이 아동은 약 1주일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멕시코 국경을 넘어온 직후 미국 정부에 적발된 중남미 불법 이민자의 부모와 자녀를 서로 격리하는 정책은 따가운 비판 여론 속에 시행 한 달여만인 지난달 20일 중단됐다.
더 힐에 따르면 부모와 격리됐던 2천500명 이상의 이민자 아동이 재결합 대상이다. 정부는 격리된 5세 이상 아동 2천551명 가운데 1천634명의 부모가 자녀와 재결합할 자격이 있다고 확인했다. 미국에 머무는 부모 가운데 900명 이상은 이미 최종 추방 명령을 받은 상태라고 더 힐은 전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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