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병사, 때리고 발로 차…엄마와 함께 풀려나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이스라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이스라엘 군인의 뺨을 때리고 발로 차 '저항의 상징'이 됐던 팔레스타인 10대 소녀가 약 8개월 만에 석방됐다.
17살의 팔레스타인 소녀 아헤드 타미미가 29일(현지시간) 오전 엄마와 함께 풀려나 요르단강 서안의 집으로 향하고 있다고 dpa와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타미미의 엄마도 같은 사건으로 갇혀 있었다.
타미미는 교도소 앞에 몰려든 지지자들과 기자들에게 특별한 언급 없이 이날 중으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겠다며 참석을 요청했다.
타미미는 16살이던 지난해 12월 자신의 집 근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데 항의해 시위하던 중 이스라엘 군인을 손으로 때리고 발로 찼다.
이런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곱슬곱슬한 금발 머리의 타미미는 팔레스타인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으며 "팔레스타인의 잔 다르크"로도 불렸다.
앞서 타미미는 분노에 찬 얼굴로 이스라엘군 앞에서 주먹을 치켜든 사진으로 2012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사진으로 터키 대통령의 초청을 받기도 했다.
이스라엘 병사 폭행 사건으로 체포된 타미미는 구금된 상태로 이스라엘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았으며, 지난 3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유죄를 시인하는 대가로 감형 받는 플리바겐을 수용한 결과로, 타미미는 체포된 후 구금기간도 형에 포함되는 만큼 8개월 가까이 수감생활을 해온 셈이다.
법원 선고 후 영국 정부와 국제앰네스티 등은 타미미에 대한 기소와 수감은 국제법과 상충한다며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타미미의 아버지 바셈은 dpa통신에 "딸과 부인이 보고 싶었고,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다"며 석방을 반겼다.
바셈은 자신의 가족이 정상적인 생활을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점령이 지속하는 한 다른 방법이 없어 저항을 멈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딸이 대학에 진학해 법을 공부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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