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폭염으로 제주시 구좌읍 당근의 싹이 제대로 나지 않는 등 가뭄 피해가 심각하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연일 지속한 폭염으로 구좌읍 당근 재배면적 1천206㏊ 중 파종이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이일형 구좌읍 행원리장은 "일부 그늘진 곳에서는 싹이 나오고 있으나 발아 시기가 토양 수분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폭염으로 대부분 싹이 트지 않고 말라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양수기를 이용해 물을 공급하고 있으나 이는 엄연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파종한 당근도 앞으로 2주 이상 충분한 강수량이 없으면 수확량과 상품성이 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다.
부지성 구좌읍 이장단협의회장은 "젊은 농민들은 밤을 새워서라도 물을 실어 나르고 있으나 고령 농민과 소규모 농가 등은 마냥 하늘만 쳐다보며 손을 놓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농민들은 양수기 등 농업 관정을 지원하고 파종한 당근은 특별 판매 조처를 해달라고 제주도에 요구하고 있다.
다음 달 중순까지인 당근 파종 시기를 놓치게 되면 월동 무 등 특정 작물만을 재배하는 이른바 쏠림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구좌읍 농민들을 찾아 가뭄대책비상본부를 설치해 상주 인력을 배치하기로 했다.
유관 부서와 급수 비상체계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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