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개편 공론화 시민참여단 "많이 배우고 깊이 고민"

입력 2018-07-29 18:23  

대입 개편 공론화 시민참여단 "많이 배우고 깊이 고민"
2박3일 일정 종료…3차례 설문조사 토대로 개편 우선순위 정해
"토론과정서 마음 변했다"…"기간이 너무 짧았다" 의견 다양

(천안=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29일 충남 천안의 계성원.
이곳에서 2박3일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 참여한 시민참여단 490명은 무거운 짐을 벗은 듯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이들은 2차 토론회를 끝으로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방향을 결정하는 시민참여단의 책임을 내려놓았다.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10일 참여단 선정 이후 이날까지 이들을 대상으로 대입제도 개편 방향에 관해 3차례 설문을 진행했다.
시민참여단은 이런 공론화 과정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부분 "같은 사안을 두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의견을 주고받으며 많은 것을 배웠고, 좀 더 고민하는 시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더러는 "자료가 미비하고, 시간이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시민참여단 나길우(46)씨는 "공론화 의제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함께 이야기하는 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똑똑한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결과물이 좋지 않아서 여기에 사람들이 모였고,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숙의 과정에서 생각이 변했다는 사람도 있고, 일부는 오히려 확고해졌다는 사람도 있었다.
교육대학원에 재학 중인 권지은(32)씨는 "취지와 현실이 다른 교육행정들이 있는데, 대입이라도 탁상공론이 아닌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며 "처음엔 수능이 가장 투명하고 공정성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토론을 하면서 마음 속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시나 수시 모두 장단점이 있고, 어느 쪽으로 가든 미래 교육을 위한 공론화 과정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박 3일간의 합숙토론 등 숙의 과정이 짧거나, 시민참여단 구성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사범대학에 재학 중인 김도혁(22)씨는 "공론화에 참여한 게 영광스럽지만, 입시제도에 익숙지 않아 어려워했던 참여자들이 합리적인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너무 기계적으로 시간 균형에 매몰돼 심층 토론이 이뤄지지 않았고, 정부가 갈등 해결을 위해 시민에게 자칫 책임을 전가하는 거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태웅 씨는 "사전에 배포한 교육자료가 너무 어려워 여기서 3일 동안 토론하며 배운 게 더 많았다"며 "시간 적으로 정부의 정책을 숙지하는데 기간이 너무 짧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이런 공론화가 이뤄진다면 충분한 시간을 주고 심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문제가 있다고 접으면 안 되고, 다시 개선해서 도전하면 된다. 이런 공론화 토론들이 정부 정책에 많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위는 시민참여단이 진행한 3차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4개 대입개편 시나리오에 우선순위를 정한다.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시나리오가 무엇인지, 지지도 차이가 오차 범위에 있는 경우 시민참여단 의견 가운데 어떤 부분이 정책적으로 참고할만한 부분인지 정리해 8월 3일 발표한다.
김영란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위원장은 "시민 참여단이 제시한 의견을 조금도 훼손하지 않고 신중하게 잘 정리해서 다음달 3일 국가 교육회의에 제출하겠다"며 "3주간 함께 공론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보내준 높은 관심과 열정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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