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렬했지만 폭행하지는 않아…대통령 측근 아냐"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프랑스 정치권에 큰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는 이른바 '베날라 게이트'의 주인공이 입을 열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면서도 폭행 혐의는 부인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이었다는 관측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보좌관이자 수행비서였던 알렉상드르 베날라(26)는 프랑스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자신을 둘러싼 스캔들에 대해 입장을 내놨다.
베날라는 지난 5월 1일 파리 시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의 진압 장비를 착용하고서 시위에 참가한 젊은 남녀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베날라는 마크롱의 대선후보 시절 사설 경호원 출신으로, 집권과 동시에 엘리제 궁에 들어가 보좌관 겸 대통령 수행 비서를 지내다 지난 19일 일간지 르몽드의 보도로 사건이 알려지면서 해임됐다.
베날라는 "(당시 행동은) 매우 격렬했고, 나는 충동적인 상태였다"며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러나 "나는 폭력적이지 않다"면서 당시 젊은 남성에 대한 폭행 혐의는 부인했다.
그는 "나는 양심에 따라 산다. 내가 한 행동과 하지 않은 행동이 무엇인지 안다"면서 "거짓을 말하는 이도 있고, 진실을 말하는 이도 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에 대해 '보스'라고 불렀던 베날라는 "진심으로 그를 존경하는 관계였지 허물없는 관계는 아니었다"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문고리 권력' 주장을 부인했다.
그는 "대통령은 나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신뢰했다"면서 "대통령이 이를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건이 터지고 난 뒤 마크롱 대통령이 자신을 불러 "당신이 저지른 잘못에 크게 실망했으며 배신감을 느낀다. 처벌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베날라는 전했다.
베날라는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지만, 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동이 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베날라는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엘리제 궁에서 일하는 꿈을 꾸었고, 실제로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모로코 출신인 베날라의 모친은 1980년 화학을 공부하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왔고, 수학교사가 됐다.
베날라가 태어난 뒤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던 남편과 이혼했다.
베날라는 15세 때 당시 프랑스 내무장관이었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 프랑스 대테러 경찰특수부대(Raid)에서 일하는 경험을 쌓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사르코지가 이를 받아들여 베날라는 사흘간 경찰특수부대에서 일하는 경험을 얻었고, 그때 엘리제 궁에 방문한 뒤 반드시 이곳에서 일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한다.
영화 '보디가드'와 '사선에서'를 수없이 많이 되돌려보면서 보안요원이 되겠다고 결심한 베날라는 이후 공안분야 관련 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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