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지난 4년간 이란에 고용돼 시리아 내전에 투입된 아프가니스탄 시아파 남성들은 수천 명에 달한다.
경제난과 종교적 충성심에 자극받아 해외 전투에 용병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전투에서 친구와 친척을 잃었으며 심각한 부상도 스스로 견뎌내야만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숨진 용병은 840명에 이른다.
용병들은 이란혁명수비대에 편입돼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수호하려고 알레포, 다마스쿠스 등 격전지에서 벌어진 전투에 참여했다.
일부는 격전지에 있는 시아파 신도들의 성지를 수호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믿고 있기도 하다.
종교를 떠나 참전한 시아파 용병들은 군대에서 지급하는 겨우 수백 달러를 받으려고 재입대를 거듭하고 있다.
전장 최전방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만, 그 전쟁터에 참전한 이란 군인들은 거의 없다.
이들 용병은 전투에서 살아 돌아와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되새기고 있지만 왜 참전해야 했는지, 그 전쟁에 얽힌 국제사회의 역할이 과연 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참전 용병 등과 인터뷰를 한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인권단체들과 연구단체에 따르면 이란혁명수비대에 연계된 아프간 민병대 '리와 파테미윤'(파테미윤 사단) 소속으로 전투에 참전한 시아파들은 줄잡아 5천 명에서 1만2천 명 정도다.
이란에서 살던 난민과 근로자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수백 명은 늘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이란 국경 접경 아프간 중부 산지 거주 하자라 족(族)과 시아파 거주지 출신 극빈층이다.
아프간 다른 지역 출신들도 있다.
아프간 용병들은 시리아 내 이란의 시아파 신도 위주로 구성된 외국인 부대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외국인 부대에는 레바논과 이라크, 파키스탄 출신 용병들도 포함돼 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CEIP)이 시리아에서 목숨을 잃은 시아파 용병들의 사례를 분석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리아 전투에 참전했다 숨진 외국인들은 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출신이지만 아프간 시아파 출신들도 두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는 인적자원의 80%는 시아파 용병을 포함한 이란 대리인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프간 출신 용병들의 규모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이란과 아프간을 자유롭게 수시로 오가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에게 행선지를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나중에 용병 전력이 밝혀질 경우 아프간에서 감옥으로 끌려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 사실을 숨기는 탓도 있다.
인권단체들은 이란 정부가 아프간 출신 및 외국 용병을 동원하는 것은 자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너저분하고 파괴적인 외국 분쟁에 개입한다는 대(對)정부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했다.
13세에 불과한 소년들을 간단한 훈련을 거쳐 용병으로 동원해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자국 청소년 보호를 위해 용병을 동원한다는 주장에 대해 부인하면서 아프간인들은 오로지 종교적인 이유로 자발적으로 참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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