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는 전략게임"…중국, 외교정책 결정에 AI 활용한다

"외교는 전략게임"…중국, 외교정책 결정에 AI 활용한다
"인간처럼 감정 휘둘리지 않고, 방대한 정보 분석능력 뛰어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글로벌 외교무대의 주역으로 등장한 중국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외교정책 결정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내 여러 정부 연구기관이나 대학 등에서 AI를 활용해 외교정책 결정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중국 외교부는 초기 단계의 시스템을 이미 적용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AI, 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은 각종 산업과 여러 부문에 갈수록 많이 적용되고 있으며, 외교부도 이러한 흐름을 좇아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업무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 주최로 외교정책에 AI가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는 콘퍼런스가 베이징에서 열리기도 했다.
이러한 AI 시스템은 외교관들의 칵테일 파티에서 흘러나오는 정보에서부터 첩보위성이 촬영한 영상 정보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정보를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여러 외교전략을 모색한다.
외교정책 결정론자가 복잡하고 긴박한 상황에서 빠르고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이 AI 시스템은 순식간에 여러 선택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나아가 최적의 대안까지도 제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AI 활용이 앞으로 각국 외교정책 결정의 필수 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 국가가 특정 조처를 하면 상대방 국가가 이에 맞서는 조처를 하고, 이 조처들이 다시 관련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 간 외교의 특성이 AI가 그 우월성을 드러낸 전략게임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AI는 방대한 정보 분석과 냉정한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체스, 바둑, 포커 등 인간이 개발한 대부분의 전략게임에서 인간을 제압했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의 펑수아이 선임 연구원은 "AI는 인간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정보를 읽고 분석할 수 있다"며 "열정, 공포, 흥분 등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심지어는 도덕적 요인마저도 고려하지 않는 냉철함이 AI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한 국가가 외교정책 결정에서 AI를 활용하고, 상대 국가가 이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위험 평가, 전략적 선택, 집행 효율성 등의 격차로 AI 활용 국가가 일방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물론 미국 등 다른 국가들도 외교정책에 AI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학원 지리과학자원연구소의 푸징잉 연구원은 "중국 외교부는 최근 수년간 거의 모든 해외투자 프로젝트 심사에서 AI 시스템을 활용했다"며 "AI 시스템은 정치적 격변이나 테러 발생 가능성 등을 상당히 정확한 수준으로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전략적 의사 결정에서 인간을 도울 수 있는 차세대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다만 차세대 AI 시스템도 인간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물 뿐, 최종 결정을 내리는 몫은 항상 인간에게 남겨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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