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구장 덕도 보고 있죠"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롯데 자이언츠에서 '린동원(린드블럼+최동원)'이라 불리던 조쉬 린드블럼(31·두산 베어스).
린드블럼은 올 시즌 두산으로 이적한 뒤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났다.
린드블럼은 올 시즌 21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 2패(승률 0.867)로 다승과 승률에서 각각 2위, 평균자책점은 2.59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탈삼진 3위에다 선발 투수의 최대 미덕으로 꼽히는 이닝 소화 능력에서도 139이닝으로 헨리 소사(LG·145⅓이닝), 양현종(KIA·139⅔이닝)에 이어 전체 3위다.
롯데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한 린드블럼이지만 올 시즌 그의 활약은 그 수준을 한참 뛰어넘는다.
롯데에서 두 시즌 반 동안 28승(27패)을 수확했던 그는 두산에서 한 시즌을 완주하기도 전에 그 절반에 가까운 승수를 쌓아올렸다.
'린동원'의 추억을 뒤로하고 리그 최강팀의 1선발로 맹활약 중인 린드블럼을 최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났다.
그는 롯데 시절보다 훨씬 더 나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데 대해 "롯데에서 뛸 때와 달라진 점은 거의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굳이 이유를 찾자면 두산이 1위라서 심적으로 훨씬 편하다. 롯데는 높은 위치에 있었던 적이 없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그에 비해 두산에서는 마음이 편하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홈구장의 이점이다. 린드블럼은 리그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 최적화된 투수로 평가받는다.
땅볼/뜬공 아웃 비율이 2015년 1.15, 2016년 1.11, 2017년 0.81이었던 린드블럼은 올 시즌 잠실구장으로 둥지를 옮긴 뒤 0.59로 철저히 뜬공을 유도하는 피칭을 하고 있다.
드넓은 잠실구장의 이점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투구를 하는 셈이다.
린드블럼 역시 "잠실구장은 한국에서 가장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라며 "아마도 모든 투수가 좋아할 구장일 것이다.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홈런 걱정하지 않고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두산의 탄탄한 수비가 맞물리면서 린드블럼은 더욱 강한 선발 투수가 됐다.
린드블럼은 "작년 말부터 구위가 좋아지는 게 느껴졌다"며 "또 나 자신이 한국에 처음에 왔을 때보다 많이 발전했다. 리그 성향과 선수 성향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서 더 나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린드블럼은 두산에서의 생활을 진심으로 즐기고 있지만, 옛정까지 잊은 건 아니다.
그는 "롯데와 두산을 비교하긴 어렵지만, 롯데 선수들과는 굉장히 친했었고,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 팬들의 뜨거운 응원도 잊지 못한다"며 "하지만 지금 내 소속팀은 두산이다. 지금은 두산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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