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내전 전범 밀로셰비치 변호한 세르비아 저명 변호사 피살

입력 2018-07-3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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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내전 전범 밀로셰비치 변호한 세르비아 저명 변호사 피살
오그냐노비치, 자택 외부서 괴한 총격 받고 숨져
변호사협회, 철저한 진상규명 요구하며 1주일 동안 파업 돌입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의 전범 재판 변호인을 맡았던 세르비아의 저명한 변호사가 피살됐다.
세르비아 내무부는 드라고슬라브 오그냐노비치(56) 변호사가 지난 28일 밤(현지시간)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자택 외부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밝혔다. 그의 26세 아들도 사건 당시 현장에 함께 있다가 팔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현장 주변을 봉쇄하고, 베오그라드 밖으로 나가는 출구를 봉쇄한 채 범인을 쫓고 있다.
오그냐노비치 변호사는 1990년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참혹한 내전으로 몰고 간 밀로셰비치가 2000년대 초반 네덜란드 헤이그에 설치된 유엔 산하 국제 유고전범재판소(ICTY)에서 재판을 받을 때 변호인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인물이다.
'발칸의 살육자'로 불리는 밀로셰비치는 유고 내전이 끝난 뒤인 2001년 체포된 뒤 코소보와 보스니아 등지에서 자행된 인종청소와 다른 전쟁 범죄 등의 혐의로 ICTY에서 재판을 받던 도중 2006년 감옥에서 심장 마비로 죽었다.
오그냐노비치 변호사는 밀로셰비치 변호 이후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에서 대중의 이목이 쏠린 조직범죄 혐의자들을 다수 변호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세르비아 언론은 오그냐노비치 변호사의 피살이 최근 불법 마약 시장을 둘러싸고 주도권 다툼을 빚고 있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내 범죄조직들이 벌이는 마피아 방식 처형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와 관련, 29일 현지 TV에 출연해 "조직 범죄단을 뿌리 뽑기 위해 국가가 인정사정없는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한편, 세르비아 변호사들은 오그냐노비치의 피살 소식에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30일부터 1주일 간 파업에 돌입했다.
세르비아 변호사협회는 "이번 사건은 세르비아의 변호사들이 직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 어떤 환경에 처해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당국은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오그냐노비치 변호사를 살해한 범인을 검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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