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혁개방 40년]① '세계 최대 빈곤국'서 'G2'로 도약

입력 2018-07-31 13:05   수정 2018-07-31 13:42

[중국 개혁개방 40년]① '세계 최대 빈곤국'서 'G2'로 도약
1978년 덩샤오핑 주도 개혁개방 노선 채택 후 경제 200배 성장
국무원 관계자 "개혁개방 40년, 꿈 실현할 기회를 제공"

※ 올해는 중국이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한 지 40년이 되는 해입니다.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이 주도한 개혁개방 정책은 '아시아의 병자'로 불리던 중국을 미국에 이은 세계 제2위의 경제 대국으로 도약시킨 원동력입니다. 주한 중국대사관은 한국의 몇몇 언론사 기자와 중국을 연구하는 학자를 초청해 지난 22일부터 28일까지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선전(深천<土+川>), 항저우(杭州) 등 개혁개방 현장을 둘러볼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중국 개혁개방 40년]이라는 슬러그로 3꼭지의 관련 기사를 송고합니다.

(베이징·선전·상하이·항저우=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개혁개방 40년을 한 단어로 말하자면 '기회'(機會)라 할 수 있습니다. 개혁개방 40년은 중국인에게 꿈을 실현할 기회, 세계의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후카이훙(胡凱紅)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국장은 지난 23일 베이징 신문판공실 접견실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 개혁개방 40년의 성과를 묻자 "중국이 지난 40년 동안 개혁개방을 통해 심도 있는 발전을 한 데 대해 세계는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중국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면서 중국은 앞으로도 세계의 평화와 안정,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방문 기간 만난 중국 관료와 언론인, 경제인들은 한결같이 개혁개방 40년간 중국이 이룩한 성과에 대해 자부심을 품고 있었다. 향후 경제발전에 대해서도 확신하고 있었다.
양단후이(楊丹輝) 중국사회과학원 공업경제연구소 자원환경연구실 주임은 "중국이 지난 40년간 이룩한 성과는 인류의 발전 역사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면서 "대외적 개방과 대내적 개혁을 통해 대국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물론 중국 관료나 학자들은 지금까지 이룬 성과에 자만해선 안 되며, 개혁개방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다.
천하이(陳海)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은 "중국은 개혁개방 성과에 대해 자만해선 안 된다"면서 "특히 개혁개방 과정에서 한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양 주임도 중국이 세계 제2위 경제 대국이자 세계 1위 무역국가로 발전했다는 점을 평가하면서도 "앞으로는 양적인 확장이 아니라 질적인 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에 대한 중국인들의 이러한 자신감은 중국이 개혁개방 40년 동안 이룩한 눈부신 경제발전에서 비롯된 것이다.
개혁개방 40년간 중국은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했다.
세계 최대 빈곤국가에서 미국과 어깨를 견줄 만한 경제 대국, 즉 G2(주요 2개국)로 도약한 것이다.
작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개혁개방 노선을 대외적으로 선언한 1978년에 비해 무려 200배가량 늘어났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1978년 12월 18일 당시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이 중국 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회의(11기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 노선을 공식화하면서 시작됐다.
중국 개혁개방 40년의 성과는 선전, 상하이, 베이징, 항저우 등 방문단이 찾은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개혁개방 1번지'라 불리는 선전시의 렌화산(蓮花山) 공원에서 바라본 마천루는 중국 개혁개방 40년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
렌화산 공원에는 '개혁개방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개혁개방의 상징적인 장소인 셈이다.
개혁개방을 중국 공산당의 공식 노선으로 채택한 덩샤오핑은 1980년 8월 제5기 전국인민대표자회의(전인대) 상임위 15차 회의에서 '광둥성 경제특별구역 조례'를 통해 선전과 주하이(珠海)를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로 지정해 개혁개방 실험에 나선다.
덩샤오핑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여파로 개혁개방 노선이 흔들리자 1992년 1월 20일 선전을 찾아 '개혁개방 노선은 10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한다'는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한다.



당시 덩샤오핑은 선전시와 인접한 동남쪽의 홍콩 땅을 바라보며 "동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니 눈에 봄이 가득하다(東方風來滿眼春)"라는 당나라 시인 잠삼(岑參)의 시 구절을 읊은 뒤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개혁개방을 하지 않고, 경제를 발전시키지 않고, 인민의 생활을 개선하지 않으면 오직 죽음으로 가는 길뿐이다. 이런 기본노선(개혁개방 노선)은 100년 동안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한다."
'동쪽에서 바람이 불고 봄이 올 것'이라는 덩샤오핑의 예언은 적중했다.
1980년 경제특구로 지정 당시 인구 3만 명의 농촌 마을 선전은 이제 상주인구만 1천250만 명이 넘는 초현대식 도시로 발전했다. 실제 인구는 1천500만 명에 육박한다.
선전시 곳곳에는 118층짜리 핑안금융센터(平安金融中心)를 비롯한 수십 개의 고층빌딩이 저마다 위용을 뽐내며 개혁개방의 성과를 웅변하는 듯했다.
'개혁개방 1번지'로 중국의 경제부흥을 견인한 선전시는 이제 중국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중국 최대의 IT(정보통신)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 세계 최대의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華爲), 세계 제1위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비야디(比亞迪. BYD) 등 중국을 대표하는 IT 기업들의 본거지다.



선전시는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해 무단횡단자를 적발할 정도로 세계적인 IT 산업 중심지로 성장했다.
선전은 또 상하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금융중심도시이자 문화중심도시다.
방문단에 참가한 김진호 단국대 교수는 "40년 전 논밭과 쓰레기로 가득하던 시골 마을 선전은 이제 세계적인 'IT·금융·문화 도시'로 변모했다"면서 "선전을 보면 중국의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개혁개방 40년간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상하이의 발전은 푸둥(浦東)신구가 이끌고 있다. 푸둥신구에는 상하이세계금융센터를 비롯한 수십 개의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 있다.
푸둥신구는 1990년 경제특구로 지정된 뒤 경제규모가 160배나 성장했다고 한다.
상하이시의 16개 구 중 인구, 면적, 경제규모가 가장 크다. 상하이 면적의 5분의 1, 인구 4분의 1, 경제규모는 3분의 1을 차지한다.
푸둥신구는 금융·경제·무역·항운·과학혁신의 중심지다.
상하이시 푸둥신구인민정부 외사판공실의 첸빈 부주임은 "푸둥신구는 개혁개방의 창구이자 실험단지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끊임없이 제도 혁신을 통해 개혁개방 수준을 높이고 상하이를 전 세계 도시와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투자업무를 하나의 창구에서 논스톱으로 처리하는 단일 창구제도 등 혁신적인 제도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수도 베이징시는 혁신도시이자 첨단기술산업 도시로 변모하고 있었다.



또 중국 최대 인터넷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 그룹의 근거지인 항저우 등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었다.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경제발전 이론을 정립하는 등 개혁개방을 측면지원하고 있었다.
중국사회과학원 공업경제연구소는 지난 5월 '개혁개방 40년'이라는 연구서를 발간했다.
중국사회과학원 공업경제연구소의 양 주임은 "중국 경제는 개혁개방 40년 동안 198배 성장했다"고 말했다.
양 주임은 현안으로 떠오른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미국과 중국은 대국간 전면적인 경쟁단계에 진입했다"며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의 파고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경남대 이상만 교수도 "미중 패권경쟁과 무역충돌이라는 외부적인 문제와 금융리스크 등 내부적인 문제점이 있지만, 거시적인 측면에서는 중국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오는 12월 18일 4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할 계획이다.
하지만 중국이 앞으로도 체제안정을 이루면서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전망하는 학자들도 많다.
경제발전에 제동이 걸릴 경우 공산당 1당 체제가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 공산당이 티베트(시짱<西藏> 자치구),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민족 문제로 곤란을 겪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자들은 정치체제 변화 가능성을 묻는 말에 대해선 철저하게 말을 아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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