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되고 싶은 '자유투사'…"내 나라의 권리 되찾겠다"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전 희생자가 아닌 자유투사에요. 변호사가 돼서 국제법정에서 이스라엘의 범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고 싶어요."
'팔레스타인의 잔 다르크'로 불리는 17세 소녀 아헤드 타미미는 30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타미미는 이스라엘 병사 폭행 사건으로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8개월간 옥살이를 하고 전날 풀려났다.
타미미는 작년 12월 이스라엘 점령지인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데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이스라엘 군인의 뺨을 때리고 발로 찼다가 체포됐다.
당시 그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타미미는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스라엘 군인을 때린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타미미는 "체포된 경험이 내 인생에 가치를 더했으며 나를 보다 성숙하도록 만들고 의식도 깨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남성이 타미미를 신문할 때 그녀의 신체에 관해 언급하며 위협하는 영상이 공개했을 때 그녀의 구금생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타미미는 "그런 것이 처음도 아니고, 그들의 신문 방식"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이런 경험이 국제 변호사가 되겠다는 그녀의 의욕을 북돋웠다. 타미미는 "신문을 받을 때 국제법적으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이스라엘 측의 불법 행위를 지적했다.
타미미는 교도소에서 다른 팔레스타인 여성 수감자들과 몇 시간씩 함께 법률 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녀는 "감옥을 학교로 바꿨다"고 말했다.
감옥에서 나온 타미미는 "별일 없다면 법을 공부할 것"이라면서 "형사법정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범법행위를 고발하며 이스라엘을 재판하고 내 나라의 권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투지를 다졌다.
해외에서 타미미의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물론 팔레스타인 사태가 국제적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자 이스라엘 정부의 속은 끓고 있다. 이에 대해 타미미는 "그들은 진실을 항상 두려워하는 점령자"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그녀는 "나는 점령의 희생자가 아니다"라며 "유대인이나 15살의 나이에 소총을 들고 있는 정착민 어린이가 점령의 희생자"라고 지적했다.
타미미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증오와 멸시로 가득 찬 사람을 희생자로 지목하고 "나는 자유투사이며 희생자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팔레스타인 저항 운동의 상징이 된 것을 자랑스러워했지만 그만큼 부담감이 크다는 것도 감추지 않았다.
타미미는 한 외국 대학에서 장학금 제안을 받았지만, 유학을 갈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가족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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