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페이와 유사한 형태…결제 수수료 1% 미만으로 낮아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은행권에서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로페이' 기술표준과 애플리케이션(앱)이 구축된다.
영세 사업자에게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지우는 신용카드 위주의 결제 시스템을 바꿔 사회적 비용을 절감시키겠다는 취지에서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이하 금정추)는 31일 고객의 은행 예금 계좌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직불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이를 위해 금정추는 은행권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QR코드, 금융기관 거래 전문 형식, 보안 기능 등 기술표준을 올해 9월께 개발하고 11월부터 모바일 직불서비스 앱(플랫폼) 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은행권 공동의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개시한다는 것이 금정추의 목표다.
금정추는 금융 정보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전체 시중은행과 유관기관 등 28개 금융권 협의체로 구성됐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이 사무국을, 의장은 한은 부총재가 맡고 있다.
금정추가 도입하려는 모바일 직불서비스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에서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의 은행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직거래 시스템이다.
소비자의 예금계좌에서 구매대금이 즉시 출금된다는 점에서 기존 현금카드를 쓰기 쉽게 모바일화한 것과 같다.
모바일 직불서비스는 결제 과정이 단축되기 때문에 기존 신용카드 결제 과정에서 판매자들이 물어야 하던 카드사 수수료, VAN사 수수료 등이 상당 폭 낮아질 수 있다.
한은은 현재 중소기업벤처부가 추진하는 소상공인 페이를 위한 기술표준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고 있다.
금정추에서 마련하는 기술표준이 소상공인 페이나 서울페이 등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금정추가 제로페이 개발에 나선 것은 국내 지급 서비스 시장이 지나치게 신용카드 위주이고 특별한 계기가 없다면 모바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한국의 전체 지급수단 대비 신용카드 이용 비중(금액 기준)은 2016년 55%로 미국(25%), 독일(4%), 네덜란드(3%) 등 주요국과 견줘 크게 높다.
신용카드는 고객을 잡아두기 위해 카드 소지자에게 많은 혜택을 주지만 그 비용은 가맹점에 전가하는 불공정 구조로 이뤄져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2.1%로 체크카드(1.6%), 현금카드(0.3∼1%)보다 높다.
은행 계좌 기반의 모바일 직불서비스는 현재 현금카드 망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수료율은 현금카드 수준으로 낮아질 여지가 있다.
한은은 구체적인 수수료 수준은 은행별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렬 한은 전자금융부장은 "직불카드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 지급 결제 서비스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목표가 있다"면서 "수수료율이 (현금카드처럼) 1% 미만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모바일 직불서비스가 활성화하면 수수료 등 지급결제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지급수단 간 경쟁을 촉진해 각 지급수단의 서비스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금정추는 장애인을 위한 CD/ATM 표준 개정도 의결했다.
개정안은 CD/ATM 기종이 달라도 장애인들이 혼란 없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통장 투입구, 키패드, 점자안내표시 등 물리적 요소의 위치를 통일하고 이어폰의 음량 조절 기능을 추가하는 내용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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