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동향 제동유적서 호남 최초 구리 생산유적 확인

입력 2018-07-31 14:15   수정 2018-07-31 14:18

진안 동향 제동유적서 호남 최초 구리 생산유적 확인
구리생산 제동로 2기, 폐기장·건물지 각 1기 발굴





(진안=연합뉴스) 이윤승 기자 = 전북 진안군 동향면 대량리 제동(製銅)유적에서 호남 최초의 구리 생산유적이 확인됐다.
31일 진안군에 따르면 제동유적에서 구리를 생산했던 제동로(製銅爐) 2기와 대규모 폐기장, 건물지 1기가 조사됐다.
이곳은 고려시대를 중심으로 운영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으나 삼국시대 토기가 일부 수습돼 고려시대 이전부터 운영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진안 동향면 지역은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 등 문헌기록에 등장하는 특수행정구역인 동향소(銅鄕所)가 있던 곳으로 구리 생산유적이 존재할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제동로와 폐기장 등이 확인되면서 문헌기록으로만 알려졌던 동향소의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제동유적은 지난해 11월 문화재청의 지원으로 실시된 시굴조사에서 대규모 슬래그 폐기장과 제동로 등이 확인됐었다.
발굴조사는 시굴조사에서 확인된 추정 제동로의 현황과 유적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된 제동로는 노벽(爐壁)과 배재구(排滓口) 등의 상부구조는 유실되었고 노를 축조하기 위한 하부구조만 남아있다.



조사지역 서남쪽에서 발견된 건물지는 구리생산 집단의 생활공간 또는 제련을 통해 생산된 구리를 가공해 완성품을 제작하기 위한 공방지(工房址)일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구리를 2차 가공해 완성품을 만든 흔적은 부여 관북리, 익산 왕궁 등에서 조사됐으나 원석에서 구리를 1차적으로 생산한 유적은 경주 일부 지역 외에는 조사된 예가 없다.
제동유적은 전북지역 초기 철기시대 및 전북가야 유적 출토 청동유물 등의 원료 산지와 유통관계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진안군은 추가 발굴조사와 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고 향후 유적 정비와 활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전북도와 진안군, 군산대학교 가야문화연구소에서 실시했다.
lov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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