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친부 상봉…"엄마 만나 삶의 마지막 퍼즐 맞추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제 이야기가 알려진 후 친부를 찾았고 마음속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제 친모를 만나 제 삶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싶습니다. 손녀딸의 존재도 알리고 제가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상처를 잊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8월 해외입양인연대(G.O.A.’L)의 모국방문 행사에 참가한 입양인 김광우(42·덴마크) 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2017년 8월 22일 기사, "친부모 따뜻하게 안아드리고 싶어요" 입양인 김광우 씨)를 통해 친부모를 찾는 사연을 널리 알렸다. 기사 덕분에 친부와 상봉했던 그가 이번에는 친모를 찾겠다며 손녀딸을 데리고 다시 방한했다.
그는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양부모 밑에서 잘 성장했고 원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친엄마를 찾아 알려드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인터뷰 기사가 나간 후 입양기관으로부터 친부가 거주했던 곳으로 추정되는 주소를 건네받아 무작정 동네를 찾아갔다. 그곳에서 수십 년간 우편배달부를 해 온 사람을 우연히 만났는데 입양기관에서 온 편지를 전해준 걸 기억하고 있다가 알려줬고 아파트를 수소문해 찾아간 곳에서 작은아버지를 만났다고 한다.
친부는 20년 전 교통사고로 뇌 손상 및 반신 마비로 휠체어 신세이며 후유증으로 말을 못해 병원에서 요양 중이었다.
그는 "첫 모국 방문에서 기적처럼 친부를 만나게 돼 믿기지 않았다"며 "병원에서 저를 보고 반갑게 미소 짓는 아버지를 안아드렸고 정말 많이 울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작은아버지는 김 씨의 이름이 김광우가 아니라 '김광순'일 수 있다는 것과 지금까지 부산에서 태어났다고 알았는데 서울 출생으로 친모의 이름이 '최득심'이라고 알려줬다.
1975년 4월 20일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태어난 김 씨는 1976년 4월 11일 친모가 가출하자 친부가 일주일 뒤 부산에 있는 남광어린이집에 입양을 의뢰했고, 그해 7월 17일에 한국사회봉사회를 통해 덴마크의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당시 부모는 니트 공장에서 함께 일하며 동거 중이었고 친모 23세, 친부는 22세였다고 한다.
김 씨는 친모가 자신을 알아볼 단서로 갓난아기 때 사진을 보여주며 "엉덩이 위쪽에 주먹만 한 혹이 있었다. 입양 후 수술로 없앴지만 지금도 흉터가 크게 남아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올림픽대표단 임원 비서인 그는 싱글맘으로 딸이 3살 때 이혼한 뒤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
그는 이달 초부터 딸과 함께 한국을 여행했고 친부도 만났다. 김 씨는 "말은 못했어도 아버지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고 나와 손녀를 보며 대견해 했다"며 "아버지와 손을 잡고 그냥 서로 바라만 보았는데도 맘이 벅차올랐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행복하게 성장했지만 친부를 만나고 나니 내 근원에 대한 궁금증과 허전함이 더 커졌다"며 "내가 친모를 많이 닮았다는데 12살인 손녀도 날 닮았기에 보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상봉을 소원했다.
이날 귀국했다가 오는 10월 8∼20일 딸과 다시 방한할 계획인 그는 "엄마 어디 계세요. 너무 보고 싶어요"라며 "혹시라도 만날 맘이 생기면 해외입양인연대(☎ 02-325-6585로) 연락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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