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불화설' 시달려온 켈리, 백악관 참모들에 직접 밝혀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오는 2020년까지 현재의 직(職)을 유지할 것을 주문했고 켈리 실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이 같은 대화 내용을 전날 백악관 참모들에게 밝혔다고 WSJ이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2020년까지 비서실장직을 유지해달라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요청했으며, 자신이 이를 수용했다고 켈리 실장이 스스로 공개했다는 것이다.
켈리 실장은 전날 취임 1주년을 맞았다.
WSJ은 이날 켈리 실장이 2020년까지 자리를 유지하면 역대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최장수 실장 가운데 한 명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해 혼돈에 빠진 백악관에 입성한 이래 '문고리 권력'을 견제하고 정보유출을 막는 '군기반장'(enforcer)을 자처해왔던 켈리 비서실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불화설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이 때문에 사임설에 시달렸다.
WSJ과 로이터통신은 지난 6월 말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진들과 켈리 실장의 후임에 누구를 선임하는 게 좋을지를 논의해왔다면서 켈리 비서실장의 사임 또는 경질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인 닉 에이어스와 금융소비자보호국(CFPB) 국장대행을 겸하고 있는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국장이 뒤를 이을 후보군이라고 전했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실장의 불화설과 관련해서는 켈리 실장이 자신을 재앙으로부터 미국을 구하고 있는 '구원자'로 묘사하면서 백악관 참모들에게 수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불렀다고 NBC 방송이 보도한 바 있다.
이 방송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실장이 심한 언쟁을 벌였으며, 당시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전원 철수 명령을 제지했다고 복수의 관리를 인용해 전하기도 했다.
켈리 실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당할 지경에 처하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자포자기의 심정을 주변에 피력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지난 6월 복수의 측근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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