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언론인 3명, 중앙아프리카서 총격 피살…"무장강도 추정"(종합)

입력 2018-08-01 17:49  

러시아 언론인 3명, 중앙아프리카서 총격 피살…"무장강도 추정"(종합)
현지 러 용병업체 취재 중 사고…러 망명재벌 호도르콥스키와 연계



(모스크바·서울=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차병섭 기자 =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 러시아 언론인 3명이 괴한들에게 살해됐다고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AP·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8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중아공)에 입국한 기자·PD·카메라맨 등 3명의 러시아 취재단은 30일 저녁 7시께 남동부 도시 시부트를 떠나 취재 현장으로 이동하던 중 무장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사건은 도망쳐 나온 운전기사가 다음 날 아침 당국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운전사는 "괴한들의 매복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아공에서 활동하는 유엔 평화유지군(MINUSCA) 관계자는 "3명의 시신이 시부트에서 북쪽으로 33km 정도 떨어진 곳의 자동차 안에서 발견됐다"면서 "사망자들은 몸 여러 군데 총상을 입었고 자동차도 총탄으로 파손됐다. 무장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현지 경찰도 무장강도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피해 차량은 중아공 군인들이 발견해 MINUSCA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들의 시신은 이후 수도 방기 병원으로 이송됐다.
러시아 외무부는 "취재단이 관광 비자로 중아공에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현지에 체류한다는 사실을 러시아 대사관에 통보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해외 망명 러시아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콥스키가 운영하는 탐사보도 센터와 연계해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 작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러시아 최고의 석유재벌이었던 호도르콥스키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반대하는 정치 활동을 하다 지난 2003년 체포돼 사기와 탈세, 횡령 등의 죄로 두 차례에 걸쳐 모두 1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한 뒤 풀려나 해외에 망명 중이다.
러시아 매체들은 피살 언론인들이 중아공에 파견된 러시아 민간군사회사(용병업체) '바르네르' 관련 취재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호도르콥스키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 취재단은 내가 운영하는 '탐사운영센터'와 연계돼 '러시아 용병' 취재를 해왔다"면서 "(살해) 책임자 규명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아공 당국은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중아공에서는 지난 2013년 이슬람 반군 세력이 권력을 찬탈한 후 이에 반대하는 기독교 세력과 무장 충돌이 일어나 수백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2014년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이슬람 반군 세력이 과도정부에 권력을 이양하고 유엔 평화유지군이 파견됐지만 다양한 세력 간의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는 중아공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총기와 탄약 등의 무기를 제공하고, 현지 군인 훈련을 위해 군인과 민간인 교관 170여 명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bschar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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