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과부하로 인한 노후 변압기 고장이 원인…미리 설비 관리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재난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닷새 동안 경기도 고양지역에서 정전이 3차례 발생해 시민들이 냉방장치도 가동하지 못한 채 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1일 한국전력 고양지사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께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580가구 주민들이 에어컨 등 냉방기구를 사용하지 못한 채 2시간 반가량 더위에 시달렸다.
또 엘리베이터가 멈춰 주민 6명이 10여 분간 갇혔다가 구조됐다.
한국전력은 아파트 자체 설비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복구를 지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0시 3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의 한 아파트 단지 730여 세대에 공급되던 전기가 끊겼다.
전기가 끊기자 주민들은 열대야에 에어컨과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해 불편을 겪었다.
아파트관리사무소와 한국전력은 긴급 복구작업을 통해 2시간 30분 만에 전기 공급을 재개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7일 오후 10시 20분께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가 28일 오전 6시 15분께 재개됐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데 냉방 등을 하지 못해 입주민 300여 세대가 큰 불편을 겪었다.
한전 측은 전기 과부하로 아파트 단지 내 자체 변압기 퓨즈가 끊어져 장시간 불편이 예상돼 복구작업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 등 관계 기관은 아파트의 변압기 등 전기 설비가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치솟는 전기 사용량을 감당하지 못해 정전이 잇따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 분석에 따르면 아파트 정전은 전력 과부하로 인한 노후 변압기와 차단기 고장이 원인의 약 80%를 차지한다.
한전 고양지사 관계자는 "최근 정전이 발생한 일산과 화정지역 아파트 단지는 지어진 지 25년 된 아파트"라면서 "노후된 변압기 등 전기 설비가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치솟는 전기 사용량을 감당하지 못해 정전이 잇따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5년 전에는 집집이 에어컨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경제 발전 등으로 요즘에는 에어컨이 없는 집이 없다"면서 "아파트 변압기가 오래될수록 전력 사용 과부하로 인한 고장 가능성이 크고, 한번 고장 나면 교체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미리 설비 관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n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