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동북부·내륙지역 경기둔화 조짐 뚜렷…베이다이허 회의 주목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경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8%를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의 6.9%와 거의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29개 성(省), 직할시, 자치구별로 GDP 성장률을 따져보면 중국 경제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29개 지역 중 21곳의 GDP 성장률이 중국 전체 평균보다 더 높았고, 더 낮은 지역은 7곳에 불과했다.
반면에 올해 상반기에는 29개 지역 중 GDP 성장률이 중국 평균보다 높은 곳은 15곳에 불과했고, 더 낮은 지역이 12곳에 달했다.
특히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중화학 공업이 지역 경제의 기반인 중국 동북부 지역이나 내륙 지역의 성장 부진이 심각했다.
중국 동북부의 지린(吉林) 성은 29개 지역 중 가장 낮은 2.5%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 내륙의 네이멍구(內蒙古), 칭하이(靑海), 동북부의 톈진(天津), 랴오닝(遼寧) 등도 6%에도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심지어 중국 정부가 자유무역지역으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한 남부의 하이난(海南) 성도 6% 미만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29개 지역 중 경제규모가 가장 큰 광둥(廣東) 성의 GDP 성장률도 지난해 상반기 7.8%에서 올해 상반기 7.1%로 크게 떨어졌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51.2로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PMI는 매달 제조업 동향에 대한 설문을 통해 산출하는 경기지표로,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50을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더구나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로 중국 수출 제조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하반기 중국 경제는 상반기보다 더 암울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ING은행의 아이리스 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역전쟁의 충격은 분명히 중국 경제에 부정적이며,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는 더 큰 규모의 재정 지출과 경기부양 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주 중국 국무원은 선도적인 재정 정책을 채택해 지방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에 1조3천500억 위안(약 22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부터 열리는 중국 지도부의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서도 미국과의 무역전쟁 대응 방안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정책, 통화완화 정책 등을 핵심 의제로 다룰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이 여름철 휴가를 겸해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280㎞ 떨어진 허베이(河北) 성 친황다오(秦皇島)의 베이다이허라는 휴양지에 모여 국정을 논의하는 비공식 회의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