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위해 뜨거운 담금질
(파주=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오후 5시가 돼도 뜨거운 햇볕은 조금도 약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전국 곳곳이 최고 기온을 경신한 1일, 경기도 파주 축구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모인 여자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한낮이나 다름없는 오후 5시 땡볕에서 예정대로 훈련을 시작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초 무더위 탓에 훈련 시간을 변경하거나 아예 취소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남자 대표팀 훈련만 팀 회의 일정 탓에 30분 늦춰진 오후 6시에 시작했다.
서울보다 위도가 높은 파주의 이날 낮 최고 기온은 38도로 서울보다 다소 낮았지만,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긴 마찬가지였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둔 여자 축구 대표팀은 훈련장 가장자리 나무들 덕분에 만들어진 귀중한 그늘을 중심으로 훈련했다.
마냥 그늘에서만 있을 수 없어 그늘 한 점 없는 그라운드 한가운데까지 나와서 뛰는 선수들의 모습은 옆에서 보기만 해도 땀이 흐르는 기분이었다.
무더위에서 야외 훈련을 한 선수들은 훈련 후 냉욕으로 더위를 식혀 컨디션을 조절하곤 한다.
금속을 단단하게 하려고 열처리 후 급속 냉각을 하는 것을 가리키는 '담금질'이라는 단어가 보통 운동선수들의 고된 훈련을 표현할 때 비유적으로 쓰인다.
땡볕 야외 훈련과 냉욕을 반복하는 선수들은 그야말로 호된 담금질 중이었다.
1시간의 훈련을 마친 여자 대표팀의 이현영(수원도시공사)은 온몸에서 땀을 쏟아내며 "지금 한 40도 되는 기분"이라고 물을 찾았다.
남자 대표팀의 이진현(포항)은 "조금만 뛰어도 얼굴이 빨개지고 머리가 띵해진다"고 전했다.
쾌적한 기온에서도 쉽지 않은 훈련이지만 찜통더위에서 훈련을 이어간 선수들은 그래도 밝은 표정이었다.
한 시간 늦게 훈련을 시작한 남자 선수들도 큰 소리로 분위기를 북돋우면서 쉼 없이 훈련장을 누볐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하면 더없이 좋은 사전 훈련이라며 긍정적이었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 현지 훈련을 다녀오기도 한 남자 대표팀의 이진현은 "솔직히 인도네시아가 더 시원한 것 같다"고 웃으며 "한국에서 현지적응 훈련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마솥 더위에서 9일간 4경기를 치러야 하는 남자 대표팀으로서는 체력 유지가 관건이다.
장윤호(전북)는 "감독님도 체력과 회복 부분을 많이 강조하신다"고 말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더위에 지친 선수들의 체력 회복을 위해 식단에도 신경 쓰고 있다"며 "육류 등 열량 높은 영양식을 준비한다"고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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