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령터널 통행료 폐지 가능할까…통행량 급감으로 논란 재점화

입력 2018-08-02 10:46  

미시령터널 통행료 폐지 가능할까…통행량 급감으로 논란 재점화
인제군 '공익처분' 건의…강원도 4천억∼4천800억원 일시금 난색


(인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원 인제∼속초 간 미시령 터널의 통행료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인제군은 2일 오전 군청에서 열린 민선 7기 원팀 비전 토론회에서 미시령 터널 통행료 폐지를 강원도에 건의했다.
인제∼고성·속초 간 미시령 터널(3.69㎞)의 통행료 폐지 요구는 2017년 6월 30일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양양 구간이 개통되면서 거세졌다.
이 구간 개통으로 올 상반기 인제와 속초를 잇는 44번 국도의 통행량은 개통 전보다 67%가량 급감했다.
이로 인해 인제군 북면 일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관광사업 위축 등 지역 경제가 붕괴 위기에 놓였다.
특히 전국 황태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북면 용대리 황태 판매장의 매출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수도권∼동해안을 직접 연결하는 서울양양고속도로의 개통으로 기존 동해안으로 가는 길목이던 인제 44번 국도 이용 차량이 크게 줄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승용차 1대당 3천300원인 미시령 터널의 통행료 폐지는 44번 국도 통행량 증가를 위한 극단적 유인책인 셈이다.
이로 인해 고민스럽기는 강원도도 마찬가지다.
2006년 4월 개통된 미시령 터널은 민자 1천90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30년간 미시령 터널 통행량이 기준치의 79.8%를 밑돌면 도가 시행사인 미시령동서관통도로㈜에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식(MRG)으로 운영된다.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이후 미시령 터널 통행량이 급감하면서 도가 민자 도로 업체에 줘야 할 손실 보상금은 지난해 54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9년 37억원을 넘어선 이후 역대 최고치다. 도는 지금까지 이 업체에 238억원을 보전해줬다.
통행량 감소 추이가 지속하면 도가 미시령 동서관통 도로에 지급할 재정부담은 2036년까지 약 3천억∼3천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간 평균 150억∼180억원의 혈세가 손실보전금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그러자 인제군은 미시령 도로 통행량을 늘리는 유인책으로 1대당 3천300원인 통행료를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건의하고 나선 것이다.
통행료 폐지의 근거로 민간 투자법 제47조 '공익처분' 조항을 내세웠다.
즉, 민자 도로의 통행량이 급감 시 시행사와 사업 재구조화 협상을 하고, 합의가 안 되면 보상 형식의 공익처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시령 터널 통행료 전면 폐지와 공익처분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공익처분 시 업체에 일시불로 지급해야 할 금액만 3천억∼3천600억원에 달한다.
지방채 발행으로 인한 이자 비용까지 고려하면 4천억∼4천800억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강원도는 힐링과 낭만을 콘셉트로 한 자동차 올레길 '미시령 힐링 가도' 조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국도 44·46호선 동홍천 IC∼미시령 터널 요금소 80㎞ 구간의 아름다움 자연경관에 힐링과 낭만을 결합한 교통로 중심 관광 모델을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인제군 관계자는 "국도 44호선 통행량 증가를 위한 단기적 방안으로 미시령 힐링 가도 사업을 받아들인다 해도 미시령 터널 통행료 폐지는 중장기적으로 계속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시령 통행료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이날 강원도와 인제군의 민선 7기 원팀 비전 토론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j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