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철인' 장윤정과 '철인 소녀' 정혜림 "서로 의지합니다"

입력 2018-08-02 15:48  

'전설의 철인' 장윤정과 '철인 소녀' 정혜림 "서로 의지합니다"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한국 트라이애슬론에 첫 메달 안긴 장윤정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혼성릴레이 銀 수확한 한국 트라이애슬론의 간판 정혜림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8년은 한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의 과거와 미래가 교차하는 시기다.
장윤정(30·경주시청)과 정혜림(19·통영시청)은 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트라이애슬론 대표팀 결단식에서 손을 꽉 잡았다. 행사를 전후로도 둘은 꼭 붙어 있었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여자 개인전 3위에 올라 한국 트라이애슬론에 첫 메달을 안긴 장윤정은 8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 선다.
'철인 소녀'로 불리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혼성릴레이 대표팀에 합류해 은메달을 딴 정혜림은 두 대회 연속 출전한다.
장윤정과 정혜림은 개인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고, 혼성릴레이에서 공동의 목표인 '금메달'을 향해 함께 뛴다.
둘이 함께 훈련한 건, 3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나이는 11살 차다.
하지만 둘은 "의지하는 상대"라고 서로를 소개했다.
부상에 지쳐 4년 가까이 훈련에 집중하지 못했던 장윤정을 다시 '엘리트 선수'의 길로 이끈 것도 정혜림의 영향이었다.




장윤정은 "부상 때문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탈락한 뒤 훈련에 집중하지 못했다. 4년 정도 엘리트 선수로 뛰지 않았다"며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님이 '혜림이와 함께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한 번 따야 하지 않겠나'라고 조언하셨고 나도 의욕이 생겼다. 지난해부터 다시 엘리트 선수로 뛰었다"고 전했다.
장윤정은 2013년 전국체전에서 경기 중 과호흡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도 다시 일어나 달린 '전설의 철인'이었다. 하지만 거듭된 부상과 부진으로 의욕이 뚝 떨어졌다.
그 사이 '철인 소녀' 정혜림이 등장했다. 2013년 2월 트라이애슬론에 입문한 정혜림은 5개월 만인 2013년 7월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해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나이 제한 때문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전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2015년과 2016년 아시아 선수권 주니어부 2연패를 달성하고 2016년 세계선수권 주니어부에서는 한국 최초로 동메달을 수확했다.
장윤정도 19살이던 2007년 트라이애슬론에 입문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딴 '천재'였다.
장윤정은 "혜림이는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이 종목을 오래 하다 보면 지칠 때가 온다. 그때를 잘 견뎠으면 한다"고 11살 어린 후배를 응원했다.
해맑은 표정으로 장윤정을 바라보던 정혜림은 "장윤정 선배와 짧은 시간 훈련했지만, 정말 친해졌다. 옆에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했다.




나이 제한 때문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하지 못했던 정혜림은 고교를 졸업한 성인으로 아시안게임 개인전과 혼성릴레이에 출전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응원해주신 분들께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을 느낀다. 하지만 내 것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장윤정과 정혜림은 공동의 목표를 안고 뛴다.
개인전 메달에도 욕심이 있지만 허민호, 김지환과 함께 치르는 혼성릴레이 금메달을 위해 더 집중할 생각이다.
장윤정은 "3명(허민호, 김지환, 정혜림)은 4년 전 은메달을 딴 멤버다. 이런 후배들과 릴레이를 치르게 돼 정말 영광이다"라며 "혼성릴레이에서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했다.
정혜림은 "장윤정 언니와 함께 한국 트라이애슬론의 경쟁력을 증명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라이애슬론 개인전은 수영 1.5㎞, 사이클 40㎞, 달리기 10㎞를 소화해야 하는 '극한의 종목'이다. 장윤정과 정혜림은 9월 1일 팔렘방에서 개인전을 치른 뒤, 하루 뒤인 2일 네 명의 선수가 수영 300m, 사이클 6.3㎞, 달리기 2.1㎞씩을 뛰는 혼성릴레이에 참가한다.
고된 일정이지만 둘은 "해내야죠"라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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