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이스라엘이 1일 동예루살렘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에 유대전승박물관을 개원함으로써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유대 정착민들 간의 법적 분쟁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동예루살렘 실완 지구에 들어선 유대전승박물관 개원식에는 이스라엘 정부 각료들과 미국 내 강력한 이스라엘 지지자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미리 레게브 이스라엘 문화장관은 개원식에서 예멘 유대인들이 2천 년 전에 떠났던 곳으로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전승박물관이 19세기 이 지역에 거주했던 예멘 유대인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박물관 개원이 유대 정착민들이 정부의 지원으로 지역을 장악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50만여 명의 유대 정착민들이 요르단 강 서안(웨스트뱅크)과 동예루살렘에 거주하고 있는 가운데 유대조직인 '아트렛 코하님'이 실완 지역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에 대한 유대 정착활동을 선도하고 있다.
이스라엘 내 인권단체들은 전승박물관이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주민과 유대정착민 간의 갈등이 가장 첨예한 지역 가운데 하나에 들어선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박물관이 들어선 이른바 '올드시티' 인접 지역은 인구가 조밀한 데다 경제 수준이 낮아 예루살렘에서 가장 민감하고 불안한 지역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한 팔레스타인 지역 주민은 "우리를 떠나게 하려는 잘 기획된 계획임을 알고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떠나지 않는다면 그들은 우리를 집안에 고립시켜 생활을 마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3대 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의 최종적 지위는 중동평화협상을 통해 결정하도록 돼 있으나 이스라엘법은 1948년 이전에 유대인에 속했던 지역인 경우 이스라엘 유대인이 합병지역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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