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정치개입·민간사찰 근절이 기무사 개혁 핵심이다
(서울=연합뉴스) 국군기무사령부의 대수술을 위해 지난 5월부터 활동해온 기무사 개혁위원회의 개혁안이 2일 공개됐다. 기무개혁위가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제출한 개혁안은 기무사 조직을 ▲국방부 직할부대로 축소 존치 ▲국방부 보안·방첩 본부로 전환 ▲국방부 외청화 등 세 가지 안으로 좁혔다. 국방부는 이 개혁안과 국방부가 마련한 개혁안을 합친 최종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만간 보고한다고 한다.
기무개혁위는 기무사를 어떤 조직으로 바꾸든 간에 기무사 인원을 30% 이상 줄이도록 권고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4천200여 명인 기무사 인력은 3천여 명으로, 전체 9명인 장성도 3명 이상 줄어든다. 현재 50여 명인 대령 보직도 30명대로 줄고, 서울 등 광역 시·도 11곳에 설치된 이른바 '60단위 기무부대'도 폐지된다고 한다. 개혁위가 해체 수준의 기무사 개혁을 바라는 민심을 수렴하려고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조직과 인원을 줄인다고 해서 기무사의 병폐가 근절되리란 보장은 없다. 기무사가 정치적 활동과 대민 활동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만든 기능과 시스템을 손보지 않고서는 기무사의 폐단과 폐해를 뿌리 뽑기는 어렵다. 기무사가 세월호 유족의 사생활까지 들여다본 사실은 국방부 특별수사단도 확인했다고 한다. 특수단은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도 기무사 내부 `정치군인'들이 기획·작성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 개혁은 민간인 사찰과 정치개입을 근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런 점에서 개혁위가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대면보고 폐지를 권고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대통령과 독대가 이뤄지다 보니 기무사령관의 권세가 국방장관이 함부로 못 할 정도로 세졌고, 군 밖에서도 기무사 눈치를 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보안·방첩과 무관한 동향 관찰 업무의 폐지를 권고한 것도 옳은 방향이다. 기무사가 군인과 군무원을 대상으로 특정범죄 수사권까지 갖다 보니 군형법상 내란·반란·이적죄는 물론 심지어 집시법 위반죄 등을 앞세워 도·감청까지 해가며 정치활동과 민간인 사찰을 자행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기무사는 1948년 육군정보국 정보처 내에 설립된 특별조사과를 모체로 한다. 이후 육군본부 정보국 방첩대, 육본 직할 특무부대, 육군 방첩부대, 국군보안사령부 등을 거쳐 1991년 기무사로 개칭해 오늘에 이른다. 그동안 간첩 검거와 무장공비 소탕 등으로 국가안보에 기여한 면도 있지만, 명칭이 자주 바뀔 정도로 오욕의 역사도 길다. 국군보안사령부 시절엔 신군부가 주도한 쿠데타와 집권에 기여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군은 계엄문건 사건으로 추락한 우리 군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기무사를 철저히 환골탈태시켜야 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연합뉴스) 국군기무사령부의 대수술을 위해 지난 5월부터 활동해온 기무사 개혁위원회의 개혁안이 2일 공개됐다. 기무개혁위가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제출한 개혁안은 기무사 조직을 ▲국방부 직할부대로 축소 존치 ▲국방부 보안·방첩 본부로 전환 ▲국방부 외청화 등 세 가지 안으로 좁혔다. 국방부는 이 개혁안과 국방부가 마련한 개혁안을 합친 최종안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만간 보고한다고 한다.
기무개혁위는 기무사를 어떤 조직으로 바꾸든 간에 기무사 인원을 30% 이상 줄이도록 권고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 4천200여 명인 기무사 인력은 3천여 명으로, 전체 9명인 장성도 3명 이상 줄어든다. 현재 50여 명인 대령 보직도 30명대로 줄고, 서울 등 광역 시·도 11곳에 설치된 이른바 '60단위 기무부대'도 폐지된다고 한다. 개혁위가 해체 수준의 기무사 개혁을 바라는 민심을 수렴하려고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그러나 조직과 인원을 줄인다고 해서 기무사의 병폐가 근절되리란 보장은 없다. 기무사가 정치적 활동과 대민 활동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만든 기능과 시스템을 손보지 않고서는 기무사의 폐단과 폐해를 뿌리 뽑기는 어렵다. 기무사가 세월호 유족의 사생활까지 들여다본 사실은 국방부 특별수사단도 확인했다고 한다. 특수단은 기무사의 계엄령 문건도 기무사 내부 `정치군인'들이 기획·작성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 개혁은 민간인 사찰과 정치개입을 근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런 점에서 개혁위가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대면보고 폐지를 권고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대통령과 독대가 이뤄지다 보니 기무사령관의 권세가 국방장관이 함부로 못 할 정도로 세졌고, 군 밖에서도 기무사 눈치를 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보안·방첩과 무관한 동향 관찰 업무의 폐지를 권고한 것도 옳은 방향이다. 기무사가 군인과 군무원을 대상으로 특정범죄 수사권까지 갖다 보니 군형법상 내란·반란·이적죄는 물론 심지어 집시법 위반죄 등을 앞세워 도·감청까지 해가며 정치활동과 민간인 사찰을 자행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기무사는 1948년 육군정보국 정보처 내에 설립된 특별조사과를 모체로 한다. 이후 육군본부 정보국 방첩대, 육본 직할 특무부대, 육군 방첩부대, 국군보안사령부 등을 거쳐 1991년 기무사로 개칭해 오늘에 이른다. 그동안 간첩 검거와 무장공비 소탕 등으로 국가안보에 기여한 면도 있지만, 명칭이 자주 바뀔 정도로 오욕의 역사도 길다. 국군보안사령부 시절엔 신군부가 주도한 쿠데타와 집권에 기여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군은 계엄문건 사건으로 추락한 우리 군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기무사를 철저히 환골탈태시켜야 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