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한 남성에게 성희롱과 함께 폭행을 당한 여대생이 피해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사이트를 열었다.
이 같은 문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더 이상 여성들이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에 따른 것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의 건축학도인 마리 라게르(22)는 최근 자신처럼 거리나 직장, 사적인 장소에서 여성들이 겪은 성희롱과 폭행 피해를 공유하기 위한 사이트인 '우리 모두 당했다'(Nous Toutes Harcelement)를 개설했다.
앞서 라게르는 지난달 24일 집으로 돌아가던 중 파리 북동부 19구(區) 뷔트쇼몽 공원 근처 카페에서 그를 치근덕거리며 뒤따라오던 검은색 티셔츠 차림의 한 남성에게 뺨 부분을 한 차례 가격당했다.
폭행을 가한 남성은 라게르를 뒤따라오면서 외설스럽고 모멸적인 말로 추근댔고, 이에 라게르가 "닥치라"고 소리치자 그는 재떨이를 집어 던진 뒤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라게르는 카페 CCTV를 넘겨받아 이를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동영상을 페이스북에도 올렸다.
이후 라게르는 전 세계 여성들로부터 자신들의 사례를 공유하는 메시지와 함께 남성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라게르는 성희롱이 전 세계적인 문제라는 생각에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고, 결국 공유 사이트를 개설하기로 했다.
라게르는 "사이트는 익명인 만큼 여성들이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검찰이 이번 사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프랑스 의회는 길거리나 대중교통 등에서 성에 기반한 희롱을 할 경우 90∼750 유로(한화 약 11만8천∼98만4천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와 관련해 마를렌 시아파 프랑스 여성부 장관은 "법 통과가 억지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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