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친서외교'…북미협상진전ㆍ2차정상회담 물꼬트나(종합)

입력 2018-08-03 04:08   수정 2018-08-03 14:34

트럼프-김정은 '친서외교'…북미협상진전ㆍ2차정상회담 물꼬트나(종합)

유해송환 맞물린 세번째 친서…'북미정상간 신뢰 부각' 포석 깔린 듯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 외교'를 이어가면서 비핵화 협상의 진전과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지난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전쟁 참전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가 하와이 히캄 기지에 도착한 시점과 맞물려 사실상 동시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답장을 썼다고 전하면서 "곧 (북측에)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 교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백악관을 예방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친서를 전달한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크고 하얀 봉투에 담긴 친서를 들고 웃는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미정상회담 이후인 지난달 12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친서를 트위터에 전격 공개했다. 지난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미정상회담 후속협상과 관련, 평양 방문 당시 북측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북측으로부터 건네받은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로서는 이번이 세 번째다.
1·2차 친서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전후로 이뤄졌다면, 이번에 전달된 3차 친서는 유해송환과 맞물린 것이어서 주목된다.
유해송환을 계기로 북미 정상급 신뢰를 더욱 다지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거듭 사의를 표명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미군유해 봉환식이 끝난 직후 트위터를 통해 "훌륭하고도 사랑하는 전사자 유해를 고향으로 보내는 과정을 시작하는 약속을 지켜준 데 대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앞서 올린 트윗에서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행사였다"며 "호놀룰루와 모든 군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하와이 행사에 참석해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킨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감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YNAPHOTO path='C0A8CA3D00000163F23037E10007911C_P2.jpeg' id='PCM20180612000294044' title='북미정상 역사적인 만남 (PG)' caption='[제작 장성구] 사진합성. 사진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북미 정상의 '친서 외교'는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국 조야의 회의론이 커지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북한이 핵시설 은폐를 시도한다거나 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조를 진행 중이라는 미 정보당국발 보도가 잇따르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는 형국이다.
따라서 미군유해 송환을 계기로, 북미정상회담 합의이행과 상호 신뢰의 의미를 부각하면서 협상 동력을 되살리겠다는 취지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일종의 정상 간 '톱다운' 방식으로 미국 조야의 회의론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여부와도 맞물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당신의 '좋은 서한'(nice letter)에 감사한다"면서 "곧 보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6·12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직후부터 후속회담 가능성이 계속 거론돼 온 상황에서 양측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기대하는 의례적인 인사말일 수도 있지만, 2차 정상회담 물밑 작업이 본격화함을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백악관도 2차 북미정상회담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기류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현재로선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확정된 게 없다"면서 "분명히 관련 논의에 열려 있지만, 계획된 회담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결단한다면 다음 달 2차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9월 유엔총회를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의 뉴욕방문 가능성과 맞물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비핵화 진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 정상의 외교적 결단만으로 추가회담이 열릴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샌더스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관련한 진전 상황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 한국(all of Korea)이 비핵화될 때까지 완전히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 측의 복잡한 속내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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