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제조 2025' 이어 中 군민융합 전략 정조준

입력 2018-08-03 10:39   수정 2018-08-03 10:50

美 '중국제조 2025' 이어 中 군민융합 전략 정조준

중국판 군산복합체 전략…급성장하는 中 군사력·경제력에 위기감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중국제조 2025'에 이어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전략인 '군민융합(軍民融合·군산복합체)정책을 새로운 타깃으로 삼기 시작했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일 '수출 통제 대상'에 등 중국 기업과 연구소 44곳을 추가한 것은 미국이 중국제조 2025 못지 않게 군민융합 정책에 대해 느끼는 외교안보상의 위기감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방산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과 규모에 더해 민간의 첨단기술로 무장할 경우 미국의 경쟁력 우위가 점차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이번에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된 기관은 중국 최대의 미사일 시스템 개발 기업인 중국항천과공집단(CASIC) 산하 연구소, 통신 시스템 제조업체인 HBFEC, 반도체와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전자과기그룹(CETC) 산하 연구소 등이다.
수출 통제 대상에 오르면 거래금지 제재를 당했던 ZTE(중싱<中興>통신)처럼 핵물질, 통신 장비, 레이저, 센서 등 민수용과 군수용으로 모두 쓰일 수 있는 핵심부품을 미국 기업에서 구매할 수 없게 된다.
군사무기·장비를 개발하는 중국 기업과 연구소들이 미국의 첨단기술, 또는 부품을 확보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로 보인다.
중국은 그간 민간기술의 도입, 민간 및 군사기술의 접목을 통해 방위산업 역량을 높이는 '군민산업 융합 정책'을 통해 미국의 록히드 마틴과 같은 군산복합체를 만드는 구상을 추진해왔다.
미국의 오랜 경제 및 기술발전의 요체가 군산복합체에 있다고 보고 이 전략을 벤치마킹하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따라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주임으로 하는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를 신설하고 군사력과 경제력 증강의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전략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국몽'(中國夢) 실현과 강군(强軍) 건설 목표달성에 민간기술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군민융합 정책에 힘을 실었다.
지난 2일 열린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 회의에서는 앞으로 3∼5년내 군사 및 민간 영역의 표준이 달라 생기는 문제를 해소하고 방위산업 분야의 혁신을 장려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미국의 기술봉쇄로 중국 국유 방산업체들이 경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 중국 전자과기그룹 소속의 세계 최대 감시카메라 제조업체인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HIK Vision) 주가가 이틀사이 8% 가량 하락하는 등 8개 상장사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앞서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부품을 미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던 ZTE도 미국의 제재로 문을 닫을 위기까지 몰린 바 있다.
하지만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방위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이번 기술봉쇄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중국의 무기·장비 및 군사용 반도체의 국산화율이 높아진 데다 그간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가들과는 군사무역 거래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기술봉쇄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YNAPHOTO path='AKR20180803052300089_01_i.jpg' id='AKR20180803052300089_0101' title='지난 3월 전인대에서 군민융합 역설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자료사진]' caption=''/>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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