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베트남에 한국식 포차 2020년까지 20곳 연다
캄보디아 시장도 급성장…교민 위주에서 현지인 공략으로 전환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 우리나라 소주 수출량이 매년 급성장해 올해는 '1천만 달러' 고지를 밟을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 베트남·캄보디아·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로의 소주 수출액이 500만 달러에 달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같은 액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30억 달러보다 무려 51.5%나 성장한 수치다.
참이슬을 필두로 한 하이트진로의 동남아 시장 소주 수출은 2015년 490만 달러, 2016년 600만 달러, 지난해 880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2016년 22.4%와 지난해 46.7%를 각각 기록해 두자릿대 성장을 이어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동남아에서는 드라마·영화·K 푸드 등 한류의 영향으로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 주류와 한식에 대한 인기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에 힘입어 올해는 처음으로 동남아 수출액 1천만 달러를 달성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2016년 3월 베트남 하노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이래 동남아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빠른 성장을 보이는 베트남 시장에 집중하고자 올해 2월에는 호찌민에도 지사를 설립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하노이에 문을 연 한국식 실내포차 '진로포차'도 베트남 시장 주력 '무기' 가운데 하나다.
베트남 하노이 바딘구 끄어박 거리 대로변 2층에 자리한 이곳에서는 소주 제품은 물론 한국식 안주도 팔아 SNS 등으로 입소문을 탔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3개월간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주 브랜드 매장의 특색을 살리면서도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인테리어를 갖췄다"며 "베트남 소비자에게 한국의 대표 소주 브랜드 진로와 참이슬을 홍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곳의 주 고객층은 경제활동을 하는 25∼40세가량의 젊은층이다. 가장 많은 손님이 찾는 닭갈비를 비롯해 삼겹살, 불낙전골, 보쌈 등이 '베스트 메뉴'에 이름을 올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동남아에서는 보통 술에 음료나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사람이 많지만, 진로포차 고객은 한국처럼 마시는 이가 많다"며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등 과일소주의 인기도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포차 1호점의 인기에 힘입어 연내 2호점을 열 예정이다. 나아가 2020년까지 진로포차 프랜차이즈 사업을 넓혀 직영점을 포함해 베트남 현지에 매장을 2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처럼 베트남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이유는 이곳을 거점으로 캄보디아나 태국 등 다른 동남아시아 시장으로도 사업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베트남과 인접한 캄보디아에서도 한국 소주 판매가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올해 상반기에만 소주 70만 달러를 수출해 지난해 같은 기간 20만 달러보다 3배 이상을 팔아치웠다. 지난해 역시 전년도인 2016년보다 수출량이 2.6배나 늘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난해 캄보디아 시장은 동남아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했지만, 성장률은 가장 높다"며 "처음에는 판매 대리상을 통해 교민 위주로 접근했지만, 이제는 캄보디아 담당 영업사원을 본사에 두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현지인 판매량이 교민 판매의 10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기에는 동남아 거점인 베트남과 가깝다는 이유로 진출했지만, 이제는 높은 성장률 덕에 베트남 못지않게 주목하는 시장으로 거듭났다"며 "한류 열풍으로 한국 소주에 대한 이미지가 좋고, 주변 국가와 달리 음주에 관대해 기회가 많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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