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중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부담"
"9월 아이폰 새 모델 출시 성공 여부가 지속 성장 1차 관문"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미국 상장회사로는 처음으로 꿈의 시총으로 불리는 1조 달러를 넘어선 애플.
그러나 애플 앞에 놓인 산적한 과제들은 애플이 언제까지 이런 성장세를 지속할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던지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의 팀 바자린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시총 1조 달성은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기적적인 모멘텀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앞으로의 질문은 애플이 혁신을 계속할 수 있느냐"라고 말했다.
지난 11년간 아이폰은 수많은 제품 개선이 있었다. AI(인공지능) 스피커 기능인 시리에 이어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X에는 얼굴인식 기술까지 들어갔지만 스티브 잡스가 처음 아이폰을 시작할 당시의 혁명적 변화와는 거리가 멀다. 시리의 목소리는 뛰어나지만, 지능은 경쟁자인 알렉사나 구글 어시스턴트에 뒤진다는 지적도 있다.
혁신의 부재는 애플의 최근 실적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애플의 올 2분기 순익은 115억 달러(약 13조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0%가 증가했지만, 이는 1천 달러에 달하는 아이폰 X의 판매 이익에 따른 것이었다. 판매 대수는 거의 증가하지 않은 4천130만대로 중국 화웨이에 밀려 사상 처음으로 3위로 떨어졌다.
영업 이익률도 직전 분기의 26%에서 23%로 줄었다.
더욱이 애플의 총 매출에서 아이폰에 대한 의존도(총 매출의 60%)가 너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아이패드, 애플 워치 등 여러 기기가 애플의 제품군을 구성하고 있지만, 아이폰의 영향력에 비견할 수 있는 혁신적 제품은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게다가 태블릿 PC와 웨어러블 시장은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애플은 자율주행차량이나 증강현실 안경 등 차세대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두 여러 기술적·사회적 장애에 직면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YNAPHOTO path='PYH2018080300480034000_P2.jpg' id='PYH20180803004800340' title='애플 '꿈의 시총' 1조달러 첫 돌파' caption='(뉴욕 로이터=연합뉴스) 애플 주가가 2일(현지시간) '꿈의 시총(시가총액)' 1조 달러(1천129조 원) 고지에 올랐다. <br>애플 주가는 전날 5.9%에 이어 이날 2.92%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207.39달러에 장을 마감, 종가 기준으로 1조17억 달러(약 1천131조4천201억 원)를 기록했다. 1976년 창업 이후 42년 만이다. 블룸버그와 AP통신은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실리콘밸리에 있는 아버지의 차고에서 시작한 작은 회사가 끊임없는 독창적 기술 개발 끝에 마침내 재정적 결실을 맺게 했다"고 평가했다. 사진은 이날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 전광판에 애플의 로고와 함께 주가 상승률 등이 표시된 모습.
bulls@yna.co.kr' />
뉴욕타임스(NYT)는 "시총 1조 달러를 달성한 애플은 새로운 히트 제품을 개발하라는 압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면서 "애플의 혁신이 계속될 수 있는지 첫 관문은 오는 9월에 공개될 새로운 모델의 성공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애플 페이, 애플 케어, 애플 뮤직, 앱 스토어, 아이클라우드, 라이선스 등 수익성이 높은 서비스 사업 분야들이 더 혁신적인 아이폰 신제품과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가 팀 쿡 CEO의 애플이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회사로 계속 남을 수 있을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애플이 매출과 제조를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미 중간 무역전쟁 때문이다. 쿡 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아이폰의 관세 면제를 약속받았다고는 하지만, 앞으로도 이 약속이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또 애플 워치, 에어팟, 홈패드 등 애플의 액세서리 제품군은 10%의 고율 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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