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제재 복원 앞두고…주요 원유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의도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이란이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이 미국 정부·군 관계자를 인용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상적인 훈련 일정을 벗어난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미국은 현재 긴장관계인 이란이 무력시위를 통해 미국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CNN은 미군 관계자를 인용, 이란이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 오만만 일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은 이란혁명수비대가 수십 척의 소형 선박을 이 일대에 배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도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이란이 100여척의 선박을 동원해 군사훈련을 진행 중이며, 훈련은 이번 주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번 훈련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복원을 앞두고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진행된 데다, 일반적으로 이란 혁명수비대는 매년 하반기에 대규모 훈련을 한다는 점에서 시기상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이 이번 훈련을 대규모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혹은 민간선박 제한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이란이 이번 훈련을 통해 긴장관계에 있는 미국에 맞대응하려는 성격도 일부 있으며, 미국에 일종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분의 1이 지나는 주요 수송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복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오는 6일부터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할 예정이다.
미국의 제재가 임박하면서 이란 정부와 군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일단 미 정부 한 관계자는 이란 해군의 움직임이 민간선박의 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 중부사령부 관계자는 "이란 해군의 움직임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국제 수로의 자유로운 통상 흐름과 항해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협력국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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