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수준 재편 담당…명칭·조직·규정 새로 만들어
기무사 권한제한·인력 축소…새 부대 창설절차에 따라 진행
계엄문건·민간사찰 관여 요원 원대복귀…인적청산 '신호탄'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국군기무사령부를 해체 수준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담당할 국방부의 새로운 기무사 창설준비단이 장성급 단장 체제로 다음 주 초 출범한다.
국방부 당국자는 4일 "창설준비단의 단장은 외부 전문가가 아니라 군(軍) 내부 인사가 맡게 될 것"이라며 "가능한 한 신속하게 준비해 다음 주 초에는 태스크포스(TF) 형태의 창설준비단이 출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창설준비단의 단장은 장성급이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방부 자문기구인 기무사 개혁위원회(이하 기무개혁위)와 국방부의 기무사 개혁안을 각각 보고받은 뒤 기무사를 근본적으로 재편해 새로운 사령부로 창설하라고 전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창설준비단은 사령부의 명칭, 사령부 설치 근거 규정인 대통령령 제정, 사령부 조직 및 예하 부대 통폐합 등에 관한 실무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새 사령부의 명칭으로는 '국군보안방첩사령부', '국군정보지원사령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새로 제정되는 대통령령에는 기무사의 정치 개입과 민간사찰을 엄격히 금지하는 조항과 함께 이를 위반했을 때 강력히 처벌한다는 조항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제한이 없는 군 통신 감청과 현역 군인에 대한 동향 관찰을 비롯해 집시법 및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사안에 대한 수사권 등 방첩과 보안이라는 기무사의 고유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권한을 제한하는 내용도 대통령령에 포함될 전망이다.
기무개혁위 관계자는 "대통령령으로 제정될 새 사령부령에는 사령부와 요원들의 임무, 범위 등을 명확히 규정해 자의적으로 부대령을 해석해 마음대로 활동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설준비단은 대통령령인 새 사령부령이 제정되면 사령부에 속한 장군, 대령 등의 규모도 설계하게 된다.
기무개혁위가 계급별로 인원을 30% 감축하라고 권고함에 따라 현재 4천200여 명인 정원은 3천명 수준, 9명인 장성은 6명 수준, 50여 명인 대령은 30명대로 각각 축소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정치 개입 및 민간사찰 등에 관여했던 사령부 내 일부 참모부는 폐지되고, 서울을 포함해 광역 시·도 11곳에 설치된 대령급 지휘 기무부대인 이른바 '60단위 기무부대'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부 당국자는 "새로운 부대를 창설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짜고 인원을 정리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할 창설준비단이 필요하다"며 기무사 재편이 새로운 부대 창설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임을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이 전날 기무사의 댓글공작 사건과 세월호 민간인 사찰, 계엄령 문건 작성 등 불법행위 관련자를 원대 복귀시키라고 지시함에 따라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기무 요원들이 원래 소속됐던 육·해·공군 부대로 복귀해 기무사 업무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 계엄령 문건 작성 및 세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 관련 수사 중에 이뤄지는 원대복귀 조치는 기무사 인적 쇄신의 신호탄으로 여겨지고 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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