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태국 동굴에 갇혔다가 극적으로 구조돼 세계인의 주목을 받은 소년들이 9일간의 승려 체험을 마치고 4일 일상으로 돌아갔다.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기적적으로 생환한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클럽 소속 유소년 선수 12명 가운데 11명은 이날 오전 치앙라이주의 한 사찰에서 9일간의 불교 귀의 의식을 마쳤다.
이 의식은 구조과정에 목숨을 잃은 사만 푸난 전직 태국 해군 네이비실 대원을 포함해 자신들을 구조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의미가 있다.
기독교도인 아둔 삼온을 제외하고 의식에 참여한 소년들은 특히 주황색 승복 차림으로 사만 전 대원의 대형 사진 앞에 새로운 승복을 바친 뒤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날 행사에는 부모와 친지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소년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간다는 의미로 흰색 티셔츠와 파란색 바지로 갈아입은 뒤 가족에 품에 안겼다.
불교도가 주류인 태국 등에서는 남성들이 불교 귀의 의식을 통과의례처럼 치른다. 의식에 참여하는 남성들은 법명(法名)을 받은 뒤 계율에 따라 생활하며 명상 수련도 한다.
승려 생활 경험이 있지만 지난달 24일 소년들과 함께 삭발하고 의식에 참여한 엑까뽄 찬따웡 코치는 3개월가량 수도승 생활을 이어가기로 했다.
소년들의 불교 귀의 의식이 끝난 뒤에는 구조대원들의 활약상을 담은 사진 4천여 장을 전시하는 행사가 열렸다.
소년들과 코치 등 13명은 지난 6월 23일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구 탐루엉 동굴에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다가 열흘 만에 생존이 확인됐고, 최장 17일 만에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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