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다이허회의 개막…시진핑 책사 왕후닝 불참의 의미는
수뇌부 휴가 겸해 비공식 회동…전문가 좌담회 왕후닝 아닌 정치국원 2명이 주재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이 휴가를 겸해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개막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인 천시(陳希) 중앙조직부장이 전날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위임을 받아 베이다이허에서 휴가 중인 중국과학원 및 중국공정원 원사(院士) 중심의 전문가 62명과 만나 위문을 겸한 좌담회를 가졌다.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동석한 이날 좌담회에서 두 정치국원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과 건의를 청취했다.
통상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현직 지도부 인사가 현지에서 전문가들을 만나는 것을 공식 개막의 신호로 해석한다.
매년 8월초 여름 중국 전·현직 수뇌부는 베이다이허에서 피서와 휴가를 겸한 방식으로 비공식 회의나 면담을 가진다. 논의 내용은 완전 비공개로 이뤄지며 관례적인 보도나 주변 정황 등을 보고 회기나 회의 분위기를 추정할 뿐이다.
중국 정치권력의 내부상황을 엿볼 수 있는 통로인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무역전쟁 대응, 북한 비핵화 문제, 금융리스크 예방, 중요 인사 방향, 당내 사상·선전 문제 및 지도부 리더십 문제도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고위 인사들도 현재 대거 베이징을 비우고 베이다이허에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중앙(CC)TV는 매일 저녁 메인뉴스 프로그램 신원롄보(新聞聯播)를 통해 주요 지도자들의 동향을 보도하다가 지난 2일부터는 지도부 인사의 동정을 전하지 않거나 보도를 줄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역시 1면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비롯한 지도부 인사들에 대한 소식 보도가 사라졌다.
베이다이허 소재지인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서는 회의 개막과 함께 삼엄한 경계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무인기(드론) 등 저공 비행체의 비행을 금지했고 베이다이허 해변을 낀 3㎞의 도로가 봉쇄되는 등 교통관제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19차 당대회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초반부터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통상 당 서열 5위의 이념·선전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전문가 좌담회를 주관하며 베이다이허 회의 시작을 알리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중앙조직부장과 인사 담당 부총리 등 정치국원 2명이 전문가들을 만난 것이다.
지난 5년간 베이다이허 회의의 전문가 좌담회는 류윈산(劉雲山) 전 사상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주재하며 마카이(馬凱) 전 인사 담당 부총리나 자오러지(趙樂際) 당시 중앙조직부장이 배석했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대외선전 및 개인숭배 문제로 당 내부의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상무위원의 직위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왕후닝 상무위원의 개인 활동에 대한 신화통신의 보도는 지난 6월26일 이후로 한달 이상 나오지 않는 상태다. 최근 홍콩 매체들은 왕후닝이 물러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시진핑 1인체제를 확립시킨 최대 공신중 한명이었던 왕후닝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발발이 중국의 과도한 우월주의적 대외선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과 함께 시진핑 개인숭배를 부추겨 당 원로들과 일반인의 반감을 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문가 좌담회 호스트를 상무위원급에서 정치국원급으로 격하시킨 것은 원로들의 발언이 세지는 베이다이허 회의의 영향력과 위상을 낮추려는 의도도 숨어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왕후닝 상무위원 대신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한 천시 중앙조직부장은 시 주석의 칭화(淸華)대 재학시절 화학공정과 동창이자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최측근이다. 동석한 후춘화 부총리는 시 주석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꼽히다가 19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하고 다시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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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뇌부 휴가 겸해 비공식 회동…전문가 좌담회 왕후닝 아닌 정치국원 2명이 주재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이 휴가를 겸해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개막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인 천시(陳希) 중앙조직부장이 전날 시진핑(習近平) 총서기의 위임을 받아 베이다이허에서 휴가 중인 중국과학원 및 중국공정원 원사(院士) 중심의 전문가 62명과 만나 위문을 겸한 좌담회를 가졌다.
후춘화(胡春華) 부총리가 동석한 이날 좌담회에서 두 정치국원은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과 건의를 청취했다.
통상 베이다이허 회의는 중국 현직 지도부 인사가 현지에서 전문가들을 만나는 것을 공식 개막의 신호로 해석한다.
매년 8월초 여름 중국 전·현직 수뇌부는 베이다이허에서 피서와 휴가를 겸한 방식으로 비공식 회의나 면담을 가진다. 논의 내용은 완전 비공개로 이뤄지며 관례적인 보도나 주변 정황 등을 보고 회기나 회의 분위기를 추정할 뿐이다.
중국 정치권력의 내부상황을 엿볼 수 있는 통로인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무역전쟁 대응, 북한 비핵화 문제, 금융리스크 예방, 중요 인사 방향, 당내 사상·선전 문제 및 지도부 리더십 문제도 다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고위 인사들도 현재 대거 베이징을 비우고 베이다이허에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중앙(CC)TV는 매일 저녁 메인뉴스 프로그램 신원롄보(新聞聯播)를 통해 주요 지도자들의 동향을 보도하다가 지난 2일부터는 지도부 인사의 동정을 전하지 않거나 보도를 줄였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역시 1면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을 비롯한 지도부 인사들에 대한 소식 보도가 사라졌다.
베이다이허 소재지인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에서는 회의 개막과 함께 삼엄한 경계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중순까지 무인기(드론) 등 저공 비행체의 비행을 금지했고 베이다이허 해변을 낀 3㎞의 도로가 봉쇄되는 등 교통관제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19차 당대회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베이다이허 회의는 초반부터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통상 당 서열 5위의 이념·선전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전문가 좌담회를 주관하며 베이다이허 회의 시작을 알리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중앙조직부장과 인사 담당 부총리 등 정치국원 2명이 전문가들을 만난 것이다.
지난 5년간 베이다이허 회의의 전문가 좌담회는 류윈산(劉雲山) 전 사상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이 주재하며 마카이(馬凱) 전 인사 담당 부총리나 자오러지(趙樂際) 당시 중앙조직부장이 배석했었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대외선전 및 개인숭배 문제로 당 내부의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상무위원의 직위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왕후닝 상무위원의 개인 활동에 대한 신화통신의 보도는 지난 6월26일 이후로 한달 이상 나오지 않는 상태다. 최근 홍콩 매체들은 왕후닝이 물러날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시진핑 1인체제를 확립시킨 최대 공신중 한명이었던 왕후닝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발발이 중국의 과도한 우월주의적 대외선전에서 비롯됐다는 지적과 함께 시진핑 개인숭배를 부추겨 당 원로들과 일반인의 반감을 샀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전문가 좌담회 호스트를 상무위원급에서 정치국원급으로 격하시킨 것은 원로들의 발언이 세지는 베이다이허 회의의 영향력과 위상을 낮추려는 의도도 숨어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왕후닝 상무위원 대신 전문가 좌담회에 참석한 천시 중앙조직부장은 시 주석의 칭화(淸華)대 재학시절 화학공정과 동창이자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최측근이다. 동석한 후춘화 부총리는 시 주석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꼽히다가 19차 당대회에서 상무위원 진입에 실패하고 다시 후계자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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