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여자오픈 태국·영국·한국 3파전

입력 2018-08-05 11:26   수정 2018-08-05 13:20

브리티시여자오픈 태국·영국·한국 3파전
태국 상승세·잉글랜드는 홈·경기력과 경험은 한국 우위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네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경쟁은 태국, 잉글랜드, 한국의 3파전으로 압축된 양상이다.
5일(한국시간) 끝난 3라운드에서 폰아농 펫람(태국)은 이틀째 선두를 지켰다.
올해 LPGA투어에 몰아친 태국 돌풍이 이어질 지 주목된다.
올해 LPGA투어에서는 태국 선수가 5차례 우승을 거뒀다. 에리야 쭈타누깐은 킹스밀 챔피언십, US오픈과 스코티시오픈을 제패했고 에리야의 언니 모리야와 티다파 수완나푸라는 각각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2년 동안 2부투어인 퓨처스투어 활동을 거쳐 2011년 LPGA투어에 발을 디딘 이후 벌써 8년째 뛰고 있는 펫람은 메이저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한다.
펫람은 태국에서 5승, 아시아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9승, 그리고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2승을 올렸지만 아직 LPGA투어 우승은 없다.
펫람은 사흘 동안 42차례 티샷 가운데 38번이 페어웨이에 안착했고 54홀에서 그린을 단 4번 밖에 놓치지 않는 정교한 샷으로 167개의 벙커가 깔린 코스를 요리했다.
펫람이 우승한다면 태국은 LPGA투어에서 미국, 한국에 이어 한 시즌에 두명의 메이저대회 챔피언을 배출하는 나라가 된다.
펫람은 "긴장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마음을 잘 다스렸다. 3라운드 경기를 잘 치러내 기쁘다"고 말했다.
펫람은 1타차로 쫓는 조지아 홀(잉글랜드)은 홈 코스의 이점을 안고 있다.
경기가 열린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는 홀의 집에서 자동차로 5시간 거리다.
결코 가까운 곳은 아니지만 홀은 어릴 때부터 이런 코스에서 골프를 쳤다. 게다가 영국인 팬들은 홀을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
홀은 "수많은 사람이 내 이름을 외치며 응원해주니 정말 힘이 난다"면서 내일(최종 라운드)은 응원해준 팬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홀이 우승하면 14년만에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잉글랜드 챔피언이 탄생한다. 2004년 카렌 스터플스가 우승한 이후 잉글랜드 선수는 아무도 브리티시여자오픈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홀은 이번에 우승한다면 꺼져가던 신인왕의 꿈에 다시 불씨를 지필 수 있다.
메이저대회에 걸린 신인왕 포인트는 무려 300점이다. 컷을 통과하지 못해 신인왕 포인트를 보태지 못한 고진영(23)과 격차를 좁힐 기회다.
홀은 또 3년 연속 메이저대회 루키 챔피언 배출이라는 진기록도 넘본다.
LPGA투어에서는 2016년 전인지(24), 작년 박성현(25)이 신인으로 메이저대회를 제패했다.
하지만 선두 펫람과 2위 홀은 유소연(28)과 박성현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2타차 3위 유소연과 3타차 4위 박성현은 경기력과 우승 경험에서 펫람과 홀을 압도한다.
둘은 모두 메이저대회에서 2차례나 우승했다. 둘 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가는 길목이다.
유소연은 2001년 US여자오픈, 작년에 ANA 인스퍼레이션을 제패했고 박성현은 작년 US여자오픈, 지난달 KPMG 여자 PGA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경기력에서도 유소연과 박성현은 우승 경쟁에 뛰어든 선두권 선수들 가운데 최강이다.
둘 다 세계랭킹 1위에 한번씩 올랐고 지금은 박성현이 3위, 유소연이 4위를 달리고 있다. 둘은 지난해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다.
둘은 지난달 시즌 세번째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대결 끝에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졌다.
유소연이든 박성현이든 이번에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를 되찾는다. 쭈타누깐과 벌이는 올해의 선수, 상금왕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박성현은 메이저대회 2연승이라는 위업까지 세운다.
4라운드에서 펫람과 홀의 챔피언조 경기보다 유소연과 박성현의 동반 플레이가 더 주목받는 이유다.
역대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4라운드 최다홀 역전 우승 기록은 4타차 열세를 뒤집은 2001년 박세리가 갖고 있다. 1983년 LPGA챔피언십 챔피언 패티 시한(미국)과 2006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자 카리 웹(호주)은 각각 7타차를 따라 붙어 우승했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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